[도서현의 독서 칼럼] 사회적 환경이 인간성을 결정할 수 있을까

김동인의 소설 '감자'를 읽고

김동인의 단편 소설 감자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복녀)이 처한 환경으로 인하여 복녀의 삶이 점차 타락으로 가는 과정과 죽음으로 가는 결말이 그 주제이다. 이 소설은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작가는 글 속에서 자세한 그녀의 내면에 대한 설명을 배제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것으로 인하여, 인물의 행동은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부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주인공 복녀를 파국으로 이끈 그녀의 행동에 대해 과연 어떤 해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주인공 복녀는 그녀가 처한 환경으로 인하여 그녀의 행위가 결정된 환경 순응적인 인물로 평가 할 수 있다. 그녀가 도덕성을 유지 했던 것도 몰락한 선비집안의 자식의 영향이었고, 그녀가 도덕성을 상실 했던 것도 남편의 게으름과 극도의 가난으로 인한 영향이었다. 복녀를 죽음으로 까지 이르게 한 것도 결국 그녀 주변의 불우한 사회적 환경으로 인하여 발생이 된 것이며, 운명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이다. 복녀의 행동이 환경으로 인하여 결정 되는 필연적인 것이라면, 그녀 스스로가 했던 행동과 생각은 자기의 의지가 결여된 것으로 생각 될 수 있다. 결국, 사회적 환경이 인간성을 결정하는 것으로 소설 속 주인공의 운명은 불우한 환경이 빚어낸 숙명이자 필연인 것으로 이야기는 점점 파국으로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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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동인은 자연주의 계열의 작가라고 한다. 자연주의의 특징인 환경결정론(환경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이 그의 소설 여러 곳에서 발견 되어진다. 김동인은 일제강점기에서 일제에 순응하며 삶을 살아간 친일파 지식인 중 한명이다. 그는 뺴앗긴 조국의 현실을 순응하며 저항없이 전형적인 친일 지식인들 처럼 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이같은 그의 순응적인 삶이 그의 소설에서 전반적으로 드러 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소설 감자를 읽으며, 암울한 1920년대 우리의 시대상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불우한 사회적 환경이 인간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거 같다. 물론 이 소설은 한 인간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은 인간을 속박 할 수는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 했다는 것도 무시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단편 소설 감자를 읽으면서, 짧은 소설임에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마주하며 그 속에서 여러가지 갈등을 겪게 된다.  내가 그 당시 복녀였더라면 '나는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있을거다.' 라는 확신 대신 나 역시 복녀처럼 불운한 환경에 순응하면서 살지는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남겨질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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