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교육 칼럼] 수학능력시험과 계열 간 인식 차이

인문 사회계열을 향한 편견에 대한 반박

 

지난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이번 년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통합형 문제가 출제되었으며 시험 직후 각종 기사를 통해 난이도에 대한 분석과 시험후 반응등이 알려지며 1년 동안 큰 노력을 한 수험생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와 따뜻한 말들이 이어졌다. 수험생들은논술 고사 응시, 수시 면접 준비 등으로 다시 분주해질 것이라고 예측된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인 필자와 그 주변인들은 약 1년 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를 하게 될 사람으로서 올해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만큼이나 시험 문제와 반응에 관심 가졌다. 이런 후일담에서 주목한 점은 계열 간 차이와 인식에 관한것이다.

 

통합형 수능이 이루어지며 문•이과라는 구분은 무의미해질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대학별 입시 결과와 올해수능의 과목별 예상 등급 컷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과 자연 계열 학생들 간 차이는 두드러지는 듯하다. 상대적으로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 과목과 자연 계열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미적분 과목의 난이도와 예상 등급 컷을 비교할 때 확률과 통계의 예상 1등급 컷이 한 문제 정도 더 높으며, 유튜브 등을 통해 게시된 수능 수학 분석에 관한 게시글 등을 참고하면 확률과 통계 문제가 매우 평이하거나 쉽게 출제되었다는 의견이 종합적이다. 또 수학 영역의 경우 선택과목뿐만이 아닌 수학1, 수학2의 공통과목 문제에서 준 킬러 문제와 킬러 문제 모두 출제되고, 지난해 대학입시 결과 등을 바탕으로 할 때 통합형 수능 이후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은 다른 과목을 모두 1등급 혹은2등급을 받았다는 전제하에 수학 영역 3등급을 받더라도 서울 내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수학 영역 상위권에는 자연 계열 학생들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각종 입시 커뮤니티 등을 참고할 때 확률과 통계 과목의 등급 컷이 다른 선택과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로 확률과 통계 응시가 불리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과목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할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이 수학에 취약하고 자연 계열 학생들과 비교하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적으며 이들을 무시하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 역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기에 교내에서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을 바라보는 일부 자연 계열 학생들과 일부 선생님들의 시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 역시 나름의 목표와 포부를 가지고 자신의성취 혹은 더 나아가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 상위권 내에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의 지율이 낮을뿐 없는 것이 아니며 노력이 부족하고 의지가 부족한 이들은 계열의 관계없이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번 수능 사회탐구영역에서 3%라는 현저히 낮은 정답률을 기록한 문제가 출제되어 응시자들과 유명 인터넷 강사 등 관련인들의 비판이 매우 많이 쏟아지고 있다. 오지선다형 문제에서 그러한 정답률이 나타난 것과 실제 시험을 치른 이들의주장을 바탕으로 문제 자체의 난이도와 촉박한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문제 출제였다. 하지만 관련 게시글 및 각종 매체 댓글에는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의 ‘열등함’을 강조하며 이들을 조롱하는 양상이 드러난다.

 

모두가 노력하며 달려온 1년, 그리고 공교육 12년, 계열과 관계없이 누구나 크고 작은 꿈을 키우며 나름의 목표 실현을위해 저마다 다른 노력을 열심히 해나간다. 어느 순간 우리는 줄 세우기에만 연연하며 학생들이 공부를 통해 얻는 성취감과 그를 통한 내적 성장보단 안정적인 삶과 행복한 삶에 대한 진정한 고민 없이 그것들을 추구하는 모순적인 태도로 맹목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다. 다른 이의 성적이 어떠하든 개인의 학습에 집중하며 학문을 터득하고 매 순간자신만의 성과를 이룩하는 것이 참된 공부의 의미이자 진정한 성장의 길임을 우리는 다시 상기시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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