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연의 영화 칼럼]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찾는 기쁨과 슬픔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어린 소녀인 라일리와, 라일리의 감정들을 나타내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다섯 캐릭터가 있고,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여러 상황을 겪게 되는데 이때  5가지의 감정들을 나타내는 캐릭터들이 협력해나가며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장면 중 나는 기쁨이라는 캐릭터와 슬픔이라는 캐릭터가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힘든 일들을 겪지만 결국 함께 본부로 돌아오게 되었던 장면을 굉장히 인상 깊게 보았다. 영화의 초반, 기쁨이는 슬픔이가 라일리의 행복한 기억들을 슬픈 기억들로 바꾸어버렸기에 구박하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쁨이는 슬픔이와 함께 힘든 상황들을 겪어나 가며 결국 슬픔이에게는 기쁨이가, 기쁨이에게는 슬픔이가 있어야 서로가 더 빛나게 된다는 가치를 깨닫게 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결국 이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말하고 싶어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슬픔은 기쁨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고 기쁨 또한 슬픔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는 항상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항상 행복하기만 한 삶은 오히려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겐 슬픔이나 괴로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더라도 그것을 느끼는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감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이처럼 감정은 느끼는 사람이 누군지, 느끼는 사람이 처한 상황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감정은 반대되는 감정이 있던 상황에서 극대화된다. 큰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주 자그마한 기쁨도 크게 다가올 수 있지만 큰 기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그마한 기쁨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기쁨을 이미 느끼고 있던 사람은 자신이 느끼고 있던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다가오지 않는 이상 기쁨을 느끼기 힘들어진다. 이게 내가 말하는 행복하기만 하는 삶이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이다. 기쁘기만 한 삶은 우리의 상상보다 기쁘지 않을뿐더러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 

 

기쁨은 슬픔을 통해 완성되고 슬픔을 기쁨을 통해 완성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이 이치를 기쁨이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기쁨이는 가장 먼저 만들어진 감정일뿐더러 라일리가 항상 기뻐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에 자신과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슬픔이를 항상 걱정하고 있었다. 기쁨이는 이런 슬픔이를 라일리로부터 멀리 떨어뜨려 놓기 바빴지만, 본부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 결국 슬픈 감정이 있어야 기쁜 감정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픔을 존중하게 된다. 기쁨이는 슬픔이를 통해 더 기쁜 기억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만약 머릿속의 본부에 슬픔이 없이 기쁨이 혼자 있었더라면 라일리는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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