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사회적 사실을 사회적 사실로서 설명한 에밀 뒤르켐의 분업론

 

 

우리가 입는 옷, 먹는 음식, 자는 집. 이것들은 우리가 모두 직접 옷감을 재단하고 농사를 짓고 건축 도면을 그린 결과일까? 우리가 속한 사회는 다양한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가 직접 노동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화폐를 통해 우리의 욕구를 충족시킬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다. 반대로, 우리는 우리가 갖춘 능력이나 전문 지식을 통해 시장에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할 수도 있다. 과거 자업자득을 하던 시대를 넘어, 사회적으로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사회적 분업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을까? 경제적 효율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은 각자의 분야를 전담하게 된 것일까?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켐은 사회적 분업의 원인을 사회적 사실에서 찾았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효율을 위해 사회가 분업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에밀 뒤르켐이 말한 바로는 사회적 분업이 이루어지고 나서 경제적 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적 요소는 분업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에밀 뒤르켐이 주장한 사회적 분업의 원인은 무엇일까? 사회적 분업은 인구 밀도 증대에 의한 경제 압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진화적 산물로서 존재한다. 전통사회에는 공동체 간의 상호 동질성이 보장된 기계적 연대가 이루어졌다. 같은 공동체에 소속된 사회 구성원은 서로 비슷한 산업에 종사하며 상호 동질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같은 업종에 많은 사람이 종사할수록 경쟁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사람들은 종사 분야를 넓혀나가며 상호 동질성 대신 상호 이질성을 발달시켰다. 이에 따라 사회적 분업이 자연스레 나타내게 되었고 자급자족의 시대를 지나 상호 의존성이 강화되었다. 본인이 종사하고 있지는 않은 산업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사회에는 유기적 연대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에밀 뒤르켐이 말하는 분업론이다.1

 

에밀 뒤르켐이 현대 사회를 사회적 사실로 분석하여 유기적 연대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사회 실재론의 아버지인 에밀 뒤르켐은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을 만들고자 하였으며 사회 구성원의 상호작용을 학문으로써 정립했다. 에밀 뒤르켐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과학의 발달로 규칙의 성립 가능성에 대한 흥미가 증가하면서 불규칙하다고 생각했던 사회 규칙을 찾아내고자 했다. 자연과학자들이 자연을 연구하는 것과 같은 객관성을 가지고 사회 제도에 대한 분석을 추구하였다. 구조보다 행위를 더 강조한 에밀 뒤르켐 덕분에 사회학이라는 학문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능주의자였던 에밀 뒤르켐의 분업론은 전적으로 개인 심리에 대한 완벽한 분석보다는 사회 심리에 대한 정밀한 검증으로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사회에서 보여주는 분업을 개인 간의 상호작용이 아닌 사회 현상의 하나로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사회는 개인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사회를 완성한다는 것을 검증하였다고 생각한다.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 전환되면서 나타난 사회적 분업. 에밀 뒤르켐은 자신의 방식대로 분업이라는 사회적 사실을 유기적 연대라는 사회적 사실로 설명해내었다. 그렇지만 과연 "연대"라는 개인의 감정을 온전히 사회적 사실로만 설명해낼 수 있을까? 사회 구성원 간의 느끼는 연대가 과연 자연스러운 진화의 산물일까? 에밀 뒤르켐은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가져왔다. 과거 공동체가 중시되던 전통사회에서 가장 큰 죄는 공동체 의식, 집합 의식을 깨뜨리는 것이었다. 따라서 처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형벌이었으며 형법이 가장 중요시되는 법이었다. 그러나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 넘어온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법은 상법이나 민법이다. 이제는 공동체 의식이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가 아니며, 이익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사회 구성원은 상호 의존성을 맺으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방법을 모색하기 때문에 가장 큰 죄는 손해를 입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손해를 입힌 자에게 적합한 처벌은 원상 복구하는 것이다.이렇듯, 기계적 연대와 유기적 연대에서 중요시하는 법률과 처벌이 다르다. 에밀 뒤르켐은 연대라는 감정을 사회적 감정으로서, 즉 사회적 사실로만 다시 한번 설명해내었다. 에밀 뒤르켐은 사회적 연대는 사회 구성원이 이익을 얻기 위해 자연스레 나타난 사회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업무와 각자의 이익을 움직이는 현대 사회에서 유기적 연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유기적 연대란 뭘까? 유기적 연대는 에밀 뒤르켐의 개념어이다. 유기적 연대를 에밀 뒤르켐을 빼고 정의 내릴 순 없다는 것이다. 에밀 뒤르켐이 말하는 유기적 연대란 개성적이고 이질적인 개인이 특정한 관계로 맺어진 사회 결합이다. 3  개인의 기능적 차이가 연대로 이어져 집합 의식이 약하고 개인의식이 우월한 조직 사회를 성립시킨다. 이러한 사전적 정의를 보면 우리의 현대사회는 효율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만 결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사 간의 갈등, 여야의 논쟁, 가계와 기업의 시장 경쟁. 사회 갈등의 본질적인 문제는 정말 각자의 이익을 위한 논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환경 운동 시위, 정의를 위한 논쟁, 사회적 기업도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이분법적으로 이익을 위한 사실과 공익을 위한 사실로 분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에는 분명 사전적 유기적 연대를 넘어선 사회적 연대가 존재한다. 사회를 사회적 사실로서만 바라보는 동시에, 사회를 구성하는 개개인 한 명의 감정, 정의, 그들 간의 유대도 지켜보도록 하자. 

 

각주

1.참고: 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97345&cid=42122&categoryId=42122
2.참고: 참고: 김도현, 사회적 불승인으로서의 형벌: 에밀 뒤르켐의 적극적 일반예방론, 법과 사회 제 47호, 155-156쪽
3.참고: 김도현, 법의 도덕성: 에밀 뒤르켐의 법사회학, 법과 사회 제 43호, 245-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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