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의 독서 칼럼] 내 가족을 잘 아시나요

<한중록>을 읽고

옛날에 이런 가족에 관하여 한 자료를 보았다. 그 자료는 자녀와 부모가 하루에 같이 지내는 시간이 1시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들 학교와 학원에 가고 회사에 가고 집에 가서도 각자 방에 들어가서 자기 할 일을 하기 바빠서 가족들과 붙어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계속 삶을 살아가다가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도 이렇게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가 후회하게 된 가족이 나온다. 그들은 바로 영조와 뒤주에 갇혀 죽은 세자이다. 모두들 이 이야기를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나도 이 이야기를 들어보긴 들어봤었다. 영조가 아들을 뒤주에 죽이고 정조는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슬퍼한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전체적인 상황과 왜 그렇게 아들을 뒤주에 갇혀 죽게 만들었는지 자세히는 몰랐다. 그러나 이번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 이야기를 아주 생생하게 전달해줄 혜경궁 홍씨가 작성한 글이다. 혜경궁 홍씨라고 말을 하면 모두들 그게 누구인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람은 뒤주에 갇혀 죽은 세자의 아내이자 정조대왕의 어머니이시다. 그래서 더더욱 이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세자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총명하고 똑똑하고 의젓했다고 한다. 그러나 영조는 세자를 태어나자마자 몇 일 안되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고 점점 그 둘 사이에는 벽이 쌓여져 갔다. 그래서인지 세자는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도 똑부러지게 잘 말하지만 영조 앞에서는 왠지 모르게 겁이 나서 말을 더듬게 되고 영조는 그런 아들이 답답할 뿐이다. 그렇게 계속 오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세자는 화병이 나 몸이 쇠약해지고 이는 영조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세자는 자살까지 시도하고 나중엔 뒤주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에도 이런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없다보니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가정에 불화가 생기고 그러다 보니 가출하는 청소년들이 생겨나는 것이고 이혼하는 부부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은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저 몸은 같이 있고 각자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서로를 알아가기 쉬워진다. 그러나 모두들 막상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 나누자고 하면 어색할 수도 있다. '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어색하다', '무슨 이야기를 나눠야하나' 등의 생각이 들 것이다. 이것 자체가 지금 나는 가족들과 가깝지 않다는 것이고 가족들과 많이 붙어서 지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리고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다보면 서로를 더 잘 알게 될 것이고 더 잘 챙겨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을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 이다.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면 모른다. 내가 아무리 잘 알고 있을 거라 확신하더라도 사실 그 사람의 속마음은 우리가 맞출 수 없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눠보고 오랜 시간 함께 있어야지 알 수 있다. 

 

내 할 일도 중요하지만 내 할 일보다 우선이 되어지는 것은 가족이다. 내가 아무리 일을 잘하고 많은 돈을 번다고 해서 가정에 불화가 일어난다면 나에게는 불행만이 찾아올 것이고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행복과 사랑을 잃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할 일을 먼저 하는 것보다 가족들이 다같이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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