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연의 언어 칼럼] 존댓말의 중요성

 

 

우리는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는 반말을 사용해도 된다고 배워왔다. 그러나 요즘 나는 그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서로의 동의가 담긴 반말은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혀주고 더 긴밀한 관계를 맺기에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서로의 동의가 담긴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보다 어리다고 반말을 하는 것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반말을 사용하는 것은 친근감의 표시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반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의도한 것처럼 반말을 듣는 사람도 같은 친근감을 느끼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존댓말의 경우는 어떨까? 존댓말은 상대를 높여 부르는 말로 듣는 사람이 누구든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누군가는 존댓말이 너무 딱딱하거나 형식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존댓말이 상대방을 자신을 높여 부르며  존중을 해주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어린아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게 될 상황이 적기 때문에 존댓말을 받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조차도 자신이 배려받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존댓말이란 형식을 지켜가며 딱딱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 존중하는 의미를 담은 따뜻한 말을 의미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사용하는 존댓말은 다른 존댓말들보다 부드러운 말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하는 존댓말의 효과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존댓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고 존댓말을 일상화하게 되면 저절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 낼 수 있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의 경우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 시기의 아이들이 주위 사람들을 통해 존댓말을 듣고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뇌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존댓말은 뇌의 여러 부분 중에서도 전두엽의 기능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전두엽은 행동이나 충동의 조절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아이들이 과격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조절하게 되는데, 존댓말을 배우면서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지, 자신이 상대방이라면 어떨지 등을 생각해나가면서 전두엽이 발달한다고 한다.1

 

나는 존댓말은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반말을 할 때 편한 느낌을 받고 있기에 생각나는 말들을 바로바로 내뱉게 된다. 하지만 존댓말을 할 때에는 어떤 식으로 말해야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고, 어떤 말이 상대방을 더 존중할 수 있는지 미리 생각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존댓말은 상대가 나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게 하는 힘 또한 가지고 있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할때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도  반말보다는 존댓말을 들을 때 상대가 내가 들을 때 어떤 말로 해야 받아들이기 더 쉬울지 생각하고 말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안 좋은 일을 전해야 할 경우 상대의 기분을 덜 상하게 하기 위해, 상대가 받을 고통을 최소화해주기 위해 존댓말을 사용하곤 한다. 이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이미 우리의 삶 속에서 존댓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끼고 있다.

 

존댓말은 이제 더는 격식을 차리며 하는 딱딱한 말이 아니다. 존댓말은 존중과 배려를 담은 따뜻한 말로써 쓰여야 한다. 아이들은 존댓말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고,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뿐만 아닌 어린 사람에게도 존중과 배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제 존댓말은 형식에 얽매이기보단 자연스럽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마음을 표현하고 아이들에게도 존댓말을 사용하여 나이에 상관없이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각주

인용 1 https://www.sisu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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