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초 : 이채원 통신원] 아름다운 가을이 한창인 자연 속으로

태안 앞바다에서 낚시를 하다

 

기자와 기자의 가족은 지난 토요일 태안에 다녀왔다. 태안은 많은 어민의 삶의 터전이며 그것과 연계된 상업과 관광이 활성화된 곳이다. 항구에는 출항하려는 배들과 출항을 마친 배들이 가득했고, 각종 횟집이나 새우, 게, 조개를 파는 곳에는 관광객들과 상인들이 싱싱한 해산물의 가격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또 해안 도로 곳곳, 이국적이거나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귀여운 펜션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때마침 잘 익어 가지가 부러질 듯 탐스럽게 달린 감들이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태안이 시커멓게 기름으로 뒤덮였던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2007년 삼성 1호와 다른 배 하나가 태안 앞바다에서 부딪혔고, 그로 인해 구멍이 난 배에서 계속해서 원유가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기름으로 뒤덮인 해안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바다를 살리려 태안 주민들과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은 기름을 퍼내고 돌에 묻은 기름을 하나하나 다 닦았다. 그 노력으로 바다는 다행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갔고, 지금은 예전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영롱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다가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자가 가족들과 갔던 신진항은 많은 낚시객이 찾는 곳이다. 그곳에는 항구를 따라 낚시를 위해 샀던 떡밥과 갯지렁이를 담았던 통들, 끊어진 낚싯바늘이나 추들이 지저분하게 버려져 있었다. 바닷속 사정도 다르지 않아서 기자는 60㎝의 삼각대를 바닷속에서 끌어 올리기도 했다. 또 어딘가 걸려 끊어져 바닷속으로 들어가 있었던 낚시끈이나 그물에 바늘이 자꾸 걸리기도 했다.

 

기자가 방문했던 태안만 이렇게 바다가 지저분할까? 아름다운 지역이라고 소문이 나면 곳곳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함부로 버린 쓰레기들로 곧 몸살을 앓게 된다. 망가진 자연을 복구하는 것은 자연 스스로의 힘이 아니다. 사실 자연은 아무런 죄가 없다. 자연을 더럽힌 우리의 몫이다. 가져갔던 쓰레기만 잘 가져오기만 해도 자연이 손상되고, 다음에 간 사람이 얼굴을 찌푸릴 일도, 회복되지 못할 만큼 망가질 일도 없다. 아름다운 가을이 가기 전에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하고 있다면 그 어떤 곳을 가던 자연을 돌아보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 두어야 한다. 자연의 훼손으로 오랫동안 겪었던, 태안 주민들의 고통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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