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서의 시사 칼럼] 급식 시스템의 진실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매일 먹게 되는 급식. 급식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며, 우리가 먹는 급식의 질이 왔다갔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전교육청의 급식비 관리를 예시로 하여 우리나라 몇몇 곳의 급식비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어떤 개선점이 필요할지 확인해 보자.

 

대전 다수의 초중고교의 급식은 매해 12월만 되면 음식의 질이 부쩍 상승한다고 한다. 이는 결론적으로 급식비에서 인건비와 운영비가 분리되지 않은 결과인데, 이러한 급식 운영은 '집밥 수준의 급식을 연중 고르게 제공하라'는 교육청의 지침을 지키기 어려워지게 한다. 실제로 급식 책정 가격을 보면, 1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에는 1명당 급식 단가가 약 4천 원 정도 되지만, 12월 급식 단가는 1명당 약 8천 원 정도가 된다.1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는 인건비에 대비해 급식비를 아껴두었다가 12월에 남은 비용을 한꺼번에 사용한다는 방침인데, 이것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먼저, 학생들의 평소 급식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12월 한 달은 맛있는 급식을 먹을 수 있겠지만, 3월부터 11월까지는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집밥보다 질이 떨어지는 급식을 먹게 된다는 것이다. 충분한 양과 질의 음식 섭취가 필요한 것이 학생들인데, 학교에서 나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급식비를 이렇게 분배하는 것은 급식의 질과 학생들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잘못된 급식비 계산으로 정부 예산의 악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품을 받지 않고 검수서를 작성한 뒤 대금을 지급하거나, 낙찰액을 잘못 계산하여 납품업자들에게 추가 수익이 생기게 된 사례들이 존재한다.2 영양사를 제외한 학교 직원들은 식재료 공급 가격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비리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예산이 혹시라도 안 좋은 쪽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와 운영비의 분리는 필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급식비가 체계적으로 분리되어 관리된다면 학생들은 매일 좋은 질의 급식을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며, 교육 예산이 악용되는 사례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급식을 먹는 학생인 나로서도 가끔 떨어지는 급식의 질에 실망할 때가 있는데, 아주 가끔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것보다는 평소에 일정한, 먹을 만한 질의 급식을 유지하는 것이 학생들의 영양 상태나 만족도를 위해서는 더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대전교육청과 같이 급식을 운영하는 곳은 하루빨리 운영비와 인건비를 분리하여 더 청렴하고 질 좋은 급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참고 자료

1. 한겨레 신문 2022/10/6 '11월까진 "애걔걔" 12월엔 "우와"... 학교급식 연말 몰아쓰기 왜?'

2. 한겨레 신문 2022/10/6 '주먹구구 급식 예산이 난맥상 낳아 "감독 시스템 정비로 투명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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