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원의 과학 칼럼] 빛과 습도, 그리고 문화재

인간의 삶 속에서 빛과 물은 필수적이다. 두 가지 모두 어떠한 것으로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문화재에도 과연 그러할까? 모든 생태계에 빠질 수 없는 빛과 물이 문화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칼럼을 쓴다.

 

먼저 빛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빛은 우리의 눈에 있는 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전자기파이다.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가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가시광선이 맨눈으로 보이는 파장이다. 가시광선에서 파장이 짧은 쪽은 자외선, 긴 쪽은 적외선이다. 색깔별로 파장을 나누고 있으므로 자주색(보라)은 파장이 가장 짧으며, 적색(빨강)은 파장이 가장 길다. 따라서 자외선, 적외선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러한 파장에 따른 빛의 종류가 문화재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최근 박물관에서는 조명에 대해서 새롭게 변화를 주고 있다. 본래 전시 진열장 조명은 퇴색 방지 형광등이나 할로겐 조명을 사용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감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LED 조명으로 바뀌게 되었다. LED 조명은 적외선과 자외선이 거의 방출되지 않아 안전하며 다양한 색온도를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1 형광등 같은 경우에는 인이나 수은처럼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위험하고 할로겐전구는 백열전구의 단점을 보완한 전구이지만, 발열량이 많아 화재의 위험성이 더 크고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그리고 백열등과 할로겐전구에서 나오는 강한 열이 문화재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거리를 충분히 두고 사용하거나 될 수 있는 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형광등이나 백열등은 극소량의 자외선이 나온다. 이 미세한 자외선은 인체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지만, 오랜 시간 조명의 빛을 받고 있어야 하는 문화재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퇴색 방지 형광등을 사용하게 되지만, 앞서 말했듯이 환경적인 부분에서는 에너지 절약이 어렵다. 그러나, LED 전구도 미세하게 가시광선이 방출되기 때문에 변색이 발생한다. 따라서 LED 전구 사용에서 훼손과 변색을 줄일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습도는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아마 습도의 영향은 빛보다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습도는 공기 중 수증기의 양 또는 비율을 나타내는 단위이다. 습도는 상대습도와 절대습도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상대습도는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과 그때 온도에서 대기가 포함할 수 있는 최대 수증기의 양의 비를 백분율로 산출한 것이다.2

 

 

상대습도를 계산할 때는 항상 일정한 현재의 수증기 압을 포화 수증기압으로 나눈 뒤에 100을 곱해 퍼센트로 나타낸다. 그래서 온도가 변하면 상대습도도 변한다. 절대습도는 현재 공기 중 포함된 수증기의 양으로 단위부피 안에 포함된 수증기의 양을 g로 나타낸 것이다.절대습도는 공기 중의 수분의 비율인 상대습도와 다르게 공기 중의 수분의 양이기 때문에 온도가 변해도 수증기의 양이 일정하면 항상 일정하다. 그래서 일상적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이러한 습도는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정확한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물이 어떤 재질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보존 처리 방법을 거쳐 왔는지에 따라서 꼼꼼하게 맞혀야 한다. 그래서 습도가 문화재와 떨어질 수 없는 요소이다. 보통 금속 문화재 같은 경우에는 수분과 반응하면 부식이 생겨 고유의 빛을 잃고 손상된다. 목재 문화재는 건조 고목재와 저습한 환경에서 출토된 수침 고목재로 구분되고 이에 따라서 보존 처리가 다르게 이루어지지만, 목재 자체가 습도가 낮으면 갈라지고 습도가 높으면 눅눅해져 원형이 손상된다. 그래서 금속 문화재와 목재 문화재 모두 5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여러 박물관의 보존 환경을 자료 조사해본 결과 상대습도 기준으로 50%~55% 정도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빛과 습도는 문화재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검수하고 넘어가야 하는 요소임과 동시에 잘못하게 되면 유물 자체를 망칠 수 있는 피해 요소이다. 모든 박물관은 적정 습도를 정해 혹시 모를 피해를 줄였고, 전시실에는 습도 조절제를 갖춰 효과적으로 습도를 조절했다. 사실 빛은 문화재 보존과학에 적용되기도 한다. 적외선을 이용해 문화재를 조사하거나 자외선 촬영 조사로 과거 보수 부분을 확인하는 등 맨눈으로 보이지 않았던 원형을 찾아낸다. 이렇게 좋은 방향으로 문화재와 관련되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결론은 어렵게 보존 처리한 유물을 미흡한 연구로 망치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한 보존환경이 마련되지만, LED 전구처럼 새로운 대체 방안도 다시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각주

1. 인용 : http://koreascience.or.kr/article/JAKO201714862252337.pdf

2. 인용 : https://www.scienceall.com/상대습도relative-humidity/

3. 인용 : https://www.scienceall.com/절대-습도absolute-humidit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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