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융합과학 칼럼] 생명 현상을 프로그래밍하다

우리의 삶에서 점차 중요성이 강조되어가는 역량 중 하나는 컴퓨터 활용 능력이다. 우리는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규모가 방대해진 데이터를 관리하거나 특정 작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업무에 활용하는 데 컴퓨터를 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앱 및 기기 등 컴퓨터 프로그램이 활용되지 않는 부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컴퓨터를 우리 삶의 전반적인 부분에 활용하며 사회를 발전시켜 나간다. 그리고 그 활용 분야는 메디컬 분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생명현상에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과 화학 반응은 아주 체계적으로 짜여있는 하나의 프로그램과 같아서 해당 반응을 컴퓨터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디컬 분야에서의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이 가져다주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알아 보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첫 번째 연구 사례는 로제타폴드이다. 로제타폴드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에서 2021년 최고의 연구성과로 뽑혔 던 단백질 구조를 해독하는 AI 이다. 단백질의 기능은 입체 구조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아미노산의 서열을 알더라도 단백질의 입체 구 조를 알아내야 단백질의 기능을 알 수 있고 그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로제타폴드는 단백질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아미노산들이 어떻게 연결될지 예측하고 이에 따라 단백질이 어떤 입체 구조를 가질지 예측한다. 로제타폴드를 이용한다면 기존에는 수 년, 수 십 년이 걸렸던 단백질 구조의 해독이 단 수 분, 수 시간 만에 완료되며 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효과를 준다.1 

 

두 번째 연구 사례는 약물이 심장 독성을 일으키는지의 여부를 예측하는 AI이다. GIST에서는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hERG 채널의 활동을 방해하는, 즉 심장독성을 일으키는 약물을 개발 단계에서 파악해낼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였다. 항암제의 투여로 인해 나타나는 심장 독성은 환자의 심장 기능을 크게 저하시킨다. 심장 독성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매우 큰 난제이다. 독성을 유발하는지의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사람의 세포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 정확하지만, 심장은 조직을 일부 잘라내거나 배양하기 어려워 그 독성 유발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심장독성 유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생화학적 임상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 정에서의 장애물이 된다. 이때 심장독성을 일으키는지의 여부에 대해 hERG 저해 관련 대용량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사전 학습시켜 예측함으로써 신약 개발 단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약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2 

 

AI는 컴퓨터에서 인간처럼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고급 컴퓨터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위에서 알아본 사례들은 모두 AI를 생명 현상에 적용하여 신약 개발 과정을 단축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몸 속의 생명 현상에 대해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공지능에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생체 내 반응이 규칙성을 가지고 있어 프로그램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더불어 생명 현상을 반영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학문 간의 융합이며 비용과 시간 소모를 줄이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생체 내 반응이 모두 규칙성을 가지고 연결된 하나의 프로그램과 같으며 의약학은 그 연결 고리가 끊어졌을 때 기존의 경로로 다시 반응을 연결해주거나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줌으로써 생체 내 반응 연결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규칙성을 가진 생체 프로그램의 연결 고리가 끊어진 상태가 질병이 발병된 상태라고 했을 때, 의약학을 통해 끊어진 연결 고리를 찾아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새롭고 다양한 연결 고리를 설계하며 치료법 또는 신약을 개발하여 생체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의 생체 프로그램에 대한 응용은 더 다양하고 정확한 연결 고리를 빠른 시간 안에 찾을 수 있게 해주기에 메디컬 및 신약개발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각주

1.참고 : 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17157?sid=105
2.참고 : https://www.brainmedia.co.kr/TREND/2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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