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인의 시사 칼럼] 인연이 없는 사회, 바로 지금

 

 

나는 학교에서 사회문제와 관련된 책을 선정하여 독서를 하는 활동을 하였다. 내가 선택한 책에는 무연사회의 내용이 나와있었는데, 이 독서 활동이 내가 알지 못하던 여러 사회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많은 사람이 ‘무연사회’가 무엇인지와 이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해서 이를 주제로 칼럼을 써 우리나라의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무연사회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느 날, 일본의 한 유품정리업체에 유품 정리를 부탁하고 싶다고 의뢰 전화가 온다. 업체 쪽에서는 의뢰인에게 사망자와 어떤 관계냐고 물어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부모님? 친구? 친척? 정답은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죽고 나서 바로 화장을 하고 자신의 유품을 정리해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죽고 난 뒤 장례를 치르지 않고 바로 화장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많아지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무연사회 때문이다. 무연사회는 인연이 없는 사회, 관계가 없는 사회로 무연사회라고도 한다. 이 무연사회는 199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2000년대부터 무연사회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1

 

무연사회의 가장 상징적인 현상은 고독사이다. 고독사는 혼자 살다 혼자 죽음을 맞아 죽고나서 일정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되는 고독한 죽음을 뜻한다. 통계청에서 제공한 무연고 사망자 현황 그래프에 따르면 2013년에 비해 2018년의 무연고 사망자가 굉장히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노인의 고독사뿐만 아니라 청년 고독사도 증가하고 있다. 한 유품정리업체에서는 의뢰사건에서 청년, 중장년층의 비율이 8 노인의 비율이 2라고 할 만큼 고독사, 무연사회가 전 나이에 걸쳐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2 

 

그렇다면 이러한 무연사회는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일까? 무연사회는 우리나라의 여러 사회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사회문제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있고, 이 때문에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게 된다. 청년들은 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유지되고 이 때문에 연애, 결혼, 임신을 포기하는 3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결혼과 연애를 포기하니 자연스레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아이를 낳지 않으니 저출산 현상 또한 심화된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모두 작용하여 최종적으로 고독사 증가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저출산, 1인가구 증가, 고독사 증가 등의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가난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러한 현상에 불평을 늘어놓지만 이의 원인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 각 사회문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도 이를 따로따로 생각하고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떨어져있는 정책과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를 비유하자면 나무의 뿌리가 썩어서 건강한 가지가 자라지 못하는데, 근본적 문제인 뿌리를 뽑으려는 생각은 하지않고 상태가 좋지않은 가지만 계속 쳐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우리나라 정부가 사회문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가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재 정부가 마련한 무연사회를 해결할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콜렉티브 하우스이다. 콜렉티브 하우스는 외로움과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비혈연 관계의 개인이 모여 또 하나의 가족을 구성하도록 만들어진 공동주택이다. 이와 비슷한 관점으로 우리나라 은평구에서 노인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의 집은 독거노인들이 모여서 생활비와 관리비를 줄이는 등 빈곤을 억제하게 한 센터이다. 또 현재 우리나라는 고독사 예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스마트 플러그는 일정 시간 전기에 변화가 없으면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사에게 위험신호를 전달하여 고독사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나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칼럼을 쓰기 전의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무연사회라는 용어 자체도 알지 못하고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쁘다. 하지만 저희 주변에 경제적인 이유로 힘들어하는 사람은 없는지, 여러 이유로 사람을 피하거나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소중한 사람이 떠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주위를 둘러보고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이 무연사회를, 고독사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각주
1.참고 : 지식 e 8-293쪽
2.참고 : 지식 e 8-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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