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시사 칼럼]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남한테 해 끼치지 않고 살았습니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방금 전쟁의 화마가 지나간 듯 건물이 무너지고 연기가 뿌옇게 덥힌 우크라이나 한마을에서 두렵고 절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울먹이며 한 아줌마가 한 얘기다.1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에도 진짜 총을 쏘고 폭격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고 고등교육을 받고 경제활동이 활발하며 각자의 꿈을 향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 전쟁은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멋지고 웅장한 건물들과 반듯이 뻗은 도로에 최신식 차들과 핸드폰을 들고 다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우리나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포격은 시작되었고 신종무기라는 뉴스 정보와 함께 새 떼처럼 하늘을 뒤덮은 항공기에서 미사일 폭탄이 사방으로 우수수 떨어졌으며 우크라이나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속보가 떴다.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는 얼굴로 피난길에 줄을 섰고 지하 방공호로 몸을 피했다. 날이 갈수록 충격은 더해졌다. 시내 한복판 도로에 적의 탱크가 줄지어 지나가고 건물은 무너져 도로로 쏟아져 있으며 길거리 여기저기에 사망한 시신들이 방치되어 있다.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들도 전쟁으로 죽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허망하다. 무너져가는 나라를 보며 나라를 지키겠다고 세계적인 우크라이나 운동선수는 대회가 아닌 전쟁에 총을 들고 나가고. 가족을 안전한 곳에 피신시킨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기 위해 작별을 고한다. 저들의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얼마나 슬플까.  

 

 

22년 6월. 빠르게 시간이 지나 어느덧 이렇게 믿기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지 100여 일이 지났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아직 전쟁 중이고 국민들은 여전히 힘들다. 전쟁에 참여했던 젊은 운동선수는 사망했고 용감한 영웅들은 쓰러져가고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면을 공격하고 영토 일부를 점령했다. 580만 우크라이나 난민이 발생했으며 장기전으로 경제는 침체하고 인적, 물적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쟁의 불안과 공포에 사람들의 눈빛은 흔들리고 지쳐 보인다. 사망한 주민의 관이 지나가자 모두가 가족처럼 그 자리에 서서 애도를 함께한다.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21세기에도 전쟁의 참혹함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아니, 발전한 무기들로 인해 그 피해는 오히려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전쟁범죄, 즉 민간인을 공격하고 거주 구역과 병원을 폭격하거나 재산을 약탈하고 죄 없는 주민을 뒤에서 쏴서 사살하며 성범죄까지 저지르는 러시아군의 범죄는 전 세계를 더욱 경악스럽게 했다. 세계는 하나라는 말, 전 세계인이 모이는 축제 같은 올림픽의 노력도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약해 보였던 우크라이나가 그래도 잘 싸우고 잘 버티고는 있지만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경험해서는 안 되는 경험으로 너무나 깊은 상처를 받은 그들을 위로해주고 싶다. TV를 보니 왼쪽 화면 한쪽에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후원의 번호가 쓰여있다. 마땅히 그들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 과거 6·25전쟁으로 그야말로 폐허 속에 무너져가는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이렇게 잘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도움을 외면하지 않았던 이웃 나라의 따뜻한 마음과 손길인 걸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같은 고통을 겪은 그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물심양면으로 돕는 데 앞장서야 한다. 생각보다 전쟁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곧 끝나기를 바라며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터전을 일으키고 상처를 잘 아물게 하여 다시금 꿈을 꾸며 살기를 바란다. 하루빨리 전쟁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기도한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 :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959410?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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