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서의 딴지 칼럼] 조기교육 선행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다. 그런데 한국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영어를 배우고 영어를 잘하려고 더 노력한다. 언어는 나와 상대방이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소통의 매개체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을 영어로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영어를 어떻게 배우는 지 보도록 하자. 어린 나이에 영어 유치원, 영어책, 영어 노래, 영어 자막이 있는 영화 등 많은 방식으로 영어를 많이 접하게 되지만 왜 하는 지 목표가 없다. 남들과 원만한 소통을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문법이나 단어를 외워서 영어라는 지식을 쌓는 것인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러면 영어를 소통의 수단으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소통이라는 것은 서로가 공감을 하고 이해하는 감정적인 교류가 있어야 하며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나를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할 있고 이런 감정적 소통은 어린 시절 부모와 모국어를 통해 충분한 교감을 나누며 형성이 된다. 또한 언어를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이나 민족의 문화와 가치관을 엿볼 수 있으며, 역사적 배경 역시 언어에 투영될 정도로 언어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어린 시절부터 많이 노출시켜서 써보도록 하는 조기 교육은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조기 교육이 절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가 언어를 왜 배우는 지를 알면서 영어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본질을 잊고 학습을 하게 된다면 나중에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인 지 방향을 잃어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조기 교육을 통해 성적도 잘 받고, 나중에 좋은 학교나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강압적인 교육과 서두르는 마음이 자칫 잘못된 방식으로 나타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건강하게만 태어나면 좋겠다. 손가락 다섯 개, 발가락 다섯 개 잘 달려있나요? 처음 부모님이 아이에게 바라는 건 단순하다. 그러나 막상 아이가 자라면서 말은 언제 시작했는지, 한글은 언제 쓰는 지부터 누구네 누구는 무엇을 하고 어디 학원에 다니고, 레벨이 무엇이고 따지게 된다. 성적이 행복의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그 성적으로 아이들은 구분하고 판단한다. 특목고, 외고, 예고를 다닐 수 있는 재능과 재력 단순히 좋아해서 잘해 서의 기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처음에는 행복한 아이로 자라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셨지만, 학교를 들어가기도 전부터 한글 쓰기, 구구단을 비롯한 영어로 울고 웃게 되며 아이의 행복을 위한 거라고 하지만 언제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이제 곧 기말고사가 다가오니 긴장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나는 몇 등일까? 친구는 몇 등일까? 어느새 나도 그런 게 싫다고 생각하지만 물 들어가는 건 아닐까? 흔히 꼰대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행동과 생각이 나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거 같다. 담임 선생님도 꿈이 무엇이라 묻고 그것을 이루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놈의 꿈이 뭐냐 고,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될 거냐 고 수 없이 듣는다. 나는 아직도 세상이 어떤지 잘 모르고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대표적인 선생님, 경찰, 의사가 아니고도 할 일은 많고, 또 꼭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과 편견을 버리면 좋겠다. 사람을 계급으로 나누지 말고 차별해 서도 안된다. 학교에서는 성적순으로 줄을 세우고 1등을 향해 다들 이렇게 안달이 나서 조기 교육과 영어에 목을 매는 건지 답답하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처음 엄마 뱃속에서 손가락 발가락 다섯 개가 양쪽에 모두 달렸다고 너무 다행이라고 축하받고 사랑만 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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