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언어 칼럼] 경어 표현이 지닌 가치에 대한 재고

요즘 MZ세대에게 ‘높임 표현’은 어떻게 비칠까? 미래의 교육학도로서 교육학을 공부하며 공교육 학습 지도안으로서 ‘경어 표현 사용’은 필수적 요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교육 현장에서 이에 대한 사용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하물며 반말이 평등한 관계를 만든다는 주장이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추세가 되었다. 그렇다면 현 세대에 대한 ‘높임 표현’ 강조를 그저 유교적 가치관에 매몰된 채 과도한 형식적 관례로의 역행으로 치부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생각해 보기 전, 우리말의 높임 표현에 대해 간략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우리말의 높임법은 누구를 높일 것인지, 그 높임 대상에 따라 주체, 객체, 상대 높임으로 나뉜다. 이때 상대 높임이란 대화 상대인 청자를 높이거나 낮출 때 사용되며 대개 종결어미를 통해 실현되는데 이는 담화 상황에서 실질적 활용도가 높으므로 이에 집중하려 한다. 상대 높임의 종류는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여섯 등급으로 나뉜다. 크게는 상황적 맥락을 고려해 격식체와 비격식체의 사용을 달리하며 격식체에서 다시 하십시오체부터 해라체까지, 비격식체에서는 해요체와 해체로 구분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어의 사용 빈도 하락은 교육 현장 외에도 비공식적 사회화 기관 및 각종 사회 집단에서도 나타나는데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언어적, 문법적 문제점에서 발견하면 어떨까? 일단 앞서 제시한 경어법의 체계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에게는 물론 이와 우리 국민들에게도 복잡하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상황적 맥락에 따른 어법 선택의 기준이 굉장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법체계 자체의 문제점도 존재하는데 이는 특히 하게체와 하오체 구부의 모순에서 나타난다. 하오체와 하게체가 모두 화자의 입장에서 동등하거나 낮은 위치의 청자를 대상으로 쓰임에도 불구하고 분류의 기준을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두고 있는 현 분류체계에서 이를 다시 높임과 낮춤의 표현으로 나누고 있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른 높임과 낮춤의 이분법적인 분류체계가 아닌 화자의 의도성과 높임의 정도에 따라 하오체와 하게체를 하나의 포함관계에 위치시키는 분류의 재구성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만으로 경어 표현의 위상을 제고할 순 없다.  이와 더불어 경어 표현에 대한 비판 의식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과도한 존칭 표현으로 상대방으로 하여 막중한 책임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든지, 과도한 낮춤의 태도로 멸시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의 지양이 이에 대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첫 문단에서 필자가 던진 질문을 기억하는가. 나의 생각과 견해를 말로써 표현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타인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일련의 행위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시되닌 시대이다. 그러므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가 되어야 한다. 즉, 사회적으로 올바른 경어 사용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고 가정에서의 경어 교육을 확고히 함으로써 공감과 연대, 배려의 상호작용을 사회적 인프라로 구축해 나간다면 경어법은 우리의 소중한 언어 자원이 될 것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기술로 발휘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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