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원의 보존과학 칼럼] 우리는 보존과학을 알아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유물은 물과 바람 등에 의해 깎이고 색이 바래지며, 깨지고 부러진다. 그렇게 원래 모습은 사라지고,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한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박물관의 진열창 속 문화재는 새로 태어난 것처럼 놓여 있다. 대체 누가, 어떻게 문화재를 바꿔 놓았을까? 나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중한 직업 중 하나를 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문화재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은 바로 ‘문화재 보존 과학자’라고 한다. ‘보존 과학’이란 앞으로의 문화재 보존을 위해 전통 기술과 현대의 과학기술을 접목해, 유물의 원형을 찾아내는 과학적인 기술 학문이다. 대부분 사람이 ‘문화재 복원’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복원 기술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문화재를 더 오래 보존하고 지키기 위한 방도를 연구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보존과 복원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아가야 한다. 보존(Conservation)은 가능한 한 손상 없이 예술적, 역사적 의미를 확고히 해주는 것이며, 문화유산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복원(Restoration)은 후대에 덧대어진 것을 제거하고, 기존의 구성요소를 재조립함으로써, 우리가 알 수 있는 현재보다 이른 시기의 모습으로 바꿔 유산이 지닌 고유의 미적, 역사적 가치를 온전하게 유지하고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다.‘보존 과학’은 역시 ‘보존’이 우선순위이다.

 

그렇다면, 보존 과학의 대상은 무엇인가? 바로 다양한 물질로 만들어진 ‘유형문화재’이다. 주로 금, 은, 동, 직물, 돌, 흙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에 따라 보존 처리 방법은 다르다. 그리고 보존 처리가 필요한 유물이 어떻게, 얼마나 심하게 손상되었는지에 따라서도 처리 방안이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보존 과학자들의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보존 과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문화재의 가치’ 때문이다. 만약 문화유산이 없었다면 전 세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문화재는 산증인이다. 사실과 거짓을 판별할 수 없는 역사의 기록에서 증거물로 남아 우리에게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문화재가 없었다면, 인류 문화의 발전은 물론이고 역사 관련 학문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의 ‘문화재 보존 과학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 유물을 섬세하게 보존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문화재를 만든 사람의 표현 기법과 의도 등을 파악하는 인문적 소양도 필요하다.

 

사실 이 직업은 의사나 검사처럼 잘 알려져 있거나,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사람이 대상인 것도 아니고, 이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지도 않다. 결국에는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이 선택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나도 이러한 이유로 문화재 보존 과학자를 선택할 것이고, 이것이 곧 소명 의식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가졌다. 우리는 이런 희소성을 지닌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보존 과학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각주

1. 인용 : https://nrich.go.kr/kor/boardView.do?menuIdx=291&bbscd=35&bbs_idx=39874&gubu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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