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국제고 : 박다현 통신원] 고양국제고등학교의 창의융합박람회

고양시 일산동구에 소재한 고양국제고등학교에서 지난 11월 16일 창업 한마당이 열렸다. 63개의 팀이 자신의 기업 활동을 소개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창업 융합 박람회는 고양국제고등학교에서 2층, 3층, 5층의 교실과 특별실에서 기업의 활동 결과물을 소개하거나 자기업의 상품을 체험하게 하는 부스 형태로 운영되었다. 부스를 돌아다니며 참여를 인증하는 스티커를 받는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복돋았다. 그동안의 학생들의 노력과 성과가 반영된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도 이뤄졌으며 여러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각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설명듣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고양국제고등학교는 매년 1학기에 인문학 프로젝트와 세계 시민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2학기에는 창의 진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창의 진로 프로젝트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 기업이나 상품을 만드는 창업 경험을 통해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와 관련된 진로는 탐색할 수 있는 융합적 성격의 팀 프로젝트이다. 지도 교수의 피드백으로 이루어지는 창업이 아닌 아이디어부터 기업 설립까지 모두 학생들의 주도적인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한 학기에 걸쳐 이루어지는 창의 진로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 자기 주도성, 의사소통 능력과 공동체 역량을 키울 것으로 기대되는 활동이다. 고양국제고등학교의 창의 융합 프로젝트는 진로 독서 탐색, 창업 주제 선정, 진로 독서 칼럼 작성, 사업 기획서 작성, 시제품 계획서 작성, 시제품(홈페이지, 앱, 상품) 제작, 사업 기획서 피드백으로 구성되었다. 창업 융합 박람회에서는 일련의 결과물을 제시하고 교우들과 공유하는 시간이 창업 융합 박람회 였다. 

 

 

첫 번째로, 필자가 CEO로 창업한 기업은 슬기로운 감빵이었다. 슬기로운 감빵은 교정 시설의 리디자인과 교정 시설 내 자체 생산품을 통해 지역 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보통 혐오시설로 인식되기 쉬운 교도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기 위해 해외 교정시설을 참고하며 공원과 식물원과 자체 생산품 판매점이 조성된 교도소로 전면 개편하였고 이를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직접 구현하였다. 교도소 또한 편복도, 홀형 복도, 중복도가 포함된 시설로 디자인하여 처벌보다는 교화에 초점을 맞춘 교도소를 제시하였다. 또한 교정 시설 내 자체 생산품과 이를 판매할 수익 구조를 고안하여 지역 사회와의 유기적 연결을 도모하였고 재소자들의 재사회화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제안서와 인포그래픽도 제작하였다. 

 

 

두 번째로, 엑셀러 팀은 '연결과 도전으로 청년이 주인공인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을 모토로 삼고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로드맵을 제시하는 컨설팅 기업이다. ‘창뽀창뽀’(창업 뽀개기)라는 앱을 통해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했고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도 제공한다. 엑셀러팀은 특별히, 고양국제고등학교의 창의 융합박람회가 1일 동안 개최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ZEP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온라인 창업 박람회 메타버스를 제작했다. 각 기업의 정보와 홍보자료를 바탕으로 메타버스에 접속해서 아바타가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모두를 위한 메타버스 뮤지컬을 모토로 하는 메타컬쳐 팀은 소득격차로 인한 문화 불평등을 사회 문제로 인식했다. 이들은 메타버스로 창작 뮤지컬을 공연하여 문화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백전’이라는 조선 사기극의 시놉시스와 플롯을 제작하였고 이 창작뮤지컬을 공연할 무대를 구상하고 온라인에서는 마인크래프트로, 오프라인에서는 우드록과 찰흙을 이용하여 무대를 구현했다. 박람회 당일에는 결과물을 제시하고 포토존에서는 당백전 포스터 앞에서 당백전 모형을 들고 찍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었다.

 

 

한국의 전통을 위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인 가온누리 팀은 세계화의 확장 속에서 국력이 되는 문화의 힘을 중요시하며 한국 문화의 재해석을 통한 세계로의 전파를 목표로 하였다. ‘한국으로, 세계 너머’를 모토로 하는 가온누리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세상의 중심이 되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팀 이름이다. 가온누리는 박람회에서 ‘가온이’라는 캐릭터, 모던 한복인 ‘가온 너울’, 다복합 문화 시설인 ‘온누리’를 선보였다. ‘가온이’는 가온누리 기업의 마스코트로 모던 한복을 입고 있고 태극 무늬 단추를 달고 있다. 모던 한복인 ‘가온 너울’은 한복이라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재해석하여 평상시에 입기 편하고 착용감이 좋은 의상으로 디자인하고 리폼을 통해 직접 시현하였다. 이 팀에서 특히 빛나던 결과물은 3개의 층으로 구성된 다복합 문화 시설인 ‘온누리’였다. 1층은 쇼핑몰, 2층은 문화의 광장, 3층은 누각 카페로 이루어진 온누리는 단순히 우드록으로 건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비율과 거리를 모두 계산하여 정교한 건물로 실현되었다.

 

 

 

투게더스 팀은 국제사회의 연대를 도모하는 기업이다. 창업의 취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직접적인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다. 투게더스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기부보다 기부 대상자와의 소통을 통해 국경을 넘어선 공감과 유대감을 목표로 하였다. 이들은 기업의 메시지를 담은 굿즈나 키링을 판매하여 일부 수익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고 TUTE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기업을 홍보하였다. 아래 사진은 기업의 활동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현 상황을 기사로 정리해서 올리는 사이트의 사진이다. 

 

환경을 위한 기업들도 여럿 기획되었다. 그중 하나가 두어 팀이다. 두어 팀은 자회사로 Beforět과 ABOX를 기획하였다. Beforět는 “다시, 자연을 익숙하게”를 모토로 하여 소비자와 친환경 제품 간의 접근성을 높이고, 삶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기업니다. ABOX는 상품 일괄 배송 서비스와 다회용 박스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회성을 소비되는 택배 상자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자회사이다. 이 팀이 독특했던 이유는 행동하는 사람들이라는 팀의 이름을 사업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면 적립금이 쌓이고 이 적립금으로 나무 포인트를 구매할 수 있다. 나무 포인트로 나무를 사서 가상의 공간에 심을 수 있다. 이때, 자신이 구입한 나무만큼 실제로 나무 묘목을 기부할 수 있고 이는 기부한 금액으로 나타난다. 기업은 소비자가 포인트를 모으는 과정에서 광고 수익을 낸다. 박람회에서는 친환경 가글이나, 대나무 빨대나 밀대 빨대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인문학의 부활팀은 4차 산업 혁명 속에서 꺼져가는 인문학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도서 출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 팀은 인간의 본질적인 학문인 인문학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고양국제고등학교 선생님들에게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이 봉착한 문제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책으로 출판하였다. 인문학의 부활팀은 이번 책 출판을 통해 철학, 사회학, 법학, 경제적, 지리학, 국문학,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 탐색과 인문학에 대한 고찰을 시사하였다.

 

2시간가량 진행된 창업 박람회의 시간 한계로 인해 67개의 팀을 모두 취재하지는 못하였다. 그렇더라도, 각자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창업 박람회까지 이끌어낸 고양국제고등학교의 모든 학생들은 모두 빛났다. 필자는 창의 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창업 박람회에 참여하면서 각 팀의 아이디어와 그들의 창업 과정이 참신하고 실천적이었다는 점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교과 활동만큼이나 비교과 활동의 비중이 큰 고양국제고등학교의 특성상 매 활동에서 배워갈 수 있는 점이나 성장할 수 있는 점은 분명히 있다. 특히 창업 경험은 다른 고등학생과 비교했을 때 쉽게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일 것이다. 비록 가상 창업이지만, 고등학교 때 경험한 창업의 기회는 다른 친구들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체계적인 기획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겠다.

 

(본문에서 소개한 슬기로운 감빵 팀, 엑셀러팀, 메타컬쳐 팀, 가온누리 팀, 투게더스 팀, 비포렛 팀, 인문학의 부활 팀에게 기사 작성 동의 모두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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