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은빈의 시사 칼럼] 현금 없는 사회

 

최근에 ATM기와 관련된 중국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해당 기자는 베이징 지역 은행을 방문한 후 ATM기를 이용한 사람이 거의 없었음을 확인하며 ATM기의 수가 얼마나 감소하고 있는지, 그리고 디지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ATM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한 기사를 작성하였다.1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현금을 쓰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당장 집 근처의 편의점이나 카페만 가도 지폐로 결제하는 사람보다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더 많이 보인다. 더 나아가 스마트폰 하나로 지갑을 대체하기도 한다. 과연 현금 없는 사회가 올 것인가? 올해 마지막 칼럼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글에서는 이 주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우선, 중국은 한국보다 모바일 결제가 훨씬 보편화된 상태이다. ‘2021 모바일결제 안전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 거주민의 월평균 소비액에서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도시별로 최대 9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도시 거주민의 월평균 모바일 평균 결제 금액은 약 96만 원 이상을 차지했던 것으로 집계됐으며 중소 도시일수록 모바일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2  실제로 내가 몇 년 전, 중국에 여행 갔을 때 대부분 현지인은 QR코드를 이용해서 결제를 진행했다. 지폐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외국인이었고, 한국과는 다른 지급 방식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중국은 스웨덴을 포함한 일부 유럽 국가들과 함께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는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이런 선두 주자들의 노력으로 완벽히 현금 없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가까운 미래에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이유로는 첫째, 비현금 거래가 어려운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어린아이처럼 카드 발급이 어려운 경우나 70~80대 노인처럼 모바일 결제 수단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현금 없는 사회가 곧 거래 불가능한 사회로 비칠 수도 있다. 둘째, 비현금 수단이 이른바 '먹통'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당장 한 달 전만 해도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의 일부 서비스 이용이 일시 중단되었고,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호소했다.3 만약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의 원인으로 국가 전체가 비상에 걸리게 된다면 최후의 결제 수단으로는 현금밖에 남지 않는다.

 

누구보다 모바일 결제에 익숙하고 새로운 결제 방식이 도입됐을 때 가장 빠르게 적응해야 할 MZ세대에 해당하는 나에게는 아직 현금이 편하다. '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지폐와 동전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현금 없는 사회는 멀게만 느껴진다. 최소한 온라인상 거래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세대로만 사회 구성원이 이루어질 때가 되어야 여러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원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디지털화폐를 통해 탈세를 막을 수 있고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지폐를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현금 없는 사회가 되는 것에 찬성한다. "현금 결제되나요?"라고 물어봤을 때 "됩니다."라고 대답하는 매장이 많아 남아 있기를 바라며 칼럼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각주

1.참고:https://m.chinanews.com/wap/detail/chs/zw/9813965.shtml
2.인용:https://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130601004
3.참고: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9689#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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