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령의 사회 칼럼] 통일, 누구의 소원이죠

 

도덕 시간 때 통일 단원에 대해 배웠다. 북한 주민들의 삶, 문화 등에 대해 알아보는 단원,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단원과 마지막으로 통일 한국의 자세에 대한 단원이 있었다. 한때 같은 나라 국민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은 유익했다. 하지만 마지막 단원이 문제였다. 통일이 왜 필요한가? 솔직히 모든 사람이 통일을 찬성하지도 않고, 반대표도 적지 않게 있다. 그렇다면 통일은 도대체 누구의 소원이 된 것일까?

 

우선 교과서가 말하는 우리가 통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로는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 있다. 통일을 통해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아픔과 고통을 해소하는 데 있어 통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억압받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지켜주고, 종전하고 통일함으로써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꼭 ‘통일’까지 해야 할까? 그냥 북한과의 관계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처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충분히 이산가족에 대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북한의 인권 문제는 단순히 통일만으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통일이 되면 어떻게 해결될지도 모른다. 통일이 북한과 남한 사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만약 통일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가 현재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우선 군사적인 면을 보자. 우리는 흔히들 북한과 통일되면 군대 안 가도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무리 평화통일했다 쳐도 땅이 늘었기 때문에 여전히 필요한 군사력이 줄지 않는다. 실제로 통일이 된 독일도 계속해서 징집을 유지했다. 또한 경제적 인면을 보면 북한 주민들이 남한 주민만큼의 생활을 할 수 있기 위한 지원금 등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 북한의 자원과 유라시아 고속도로를 통한 교통, 무역의 요충지가 되어 동북아시아의 발전을 선도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남북한의 경제 수준의 차이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만 더 심해질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차별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같은 국민들끼리도 혐오와 차별이 심각하다.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이 섞이게 되면 많은 혼란을 빚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일컫는 ‘한민족’ 개념도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화가 진행되었고 그동안과는 다르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가는 세상이 왔다. 같은 혈통이기에 같은 민족, 한 민족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할 때가 왔다. 그런 개념 또한 사라져야 다양함을 인정하고 다채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한민족이기 때문에 통일한다는 근거는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하지만 이제는 ‘우리’라고는 할 순 없다. 북한과의 관계가 호전된다 쳐도 통일은 아주 먼 꿈에 불과하다. 더 이상 뜬구름 잡는 행동은 그만두고 지금 당장의 북한과의 호전적인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실용적인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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