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반지하를 없애면 우리는 어디로 가나요

 

 

2022년 8월 8일, 폭우로 인해 집이 물에 잠겨 서울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한 가족이 모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게 반지하가 물에 잠겨 피해를 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매번 폭우가 올 때마다 반지하가 물에 잠겨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반복된다.1  이에 침수로 인해 반복되는 끔찍한 사고들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 역시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바람을 담아 현재 반지하 이슈를 정리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반지하의 침수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취약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사라져야 마땅하다“라고 말하며 서울시의 반지하 주거시설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반지하는 지금도 32만 가구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특히 반지하 임차가구의 평균 소득은 약 182만 원으로 아파트 임차가구의 평균 소득이 약 351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지상층으로 이루어진 주택 대부분의 집값이 지하층 주택의 집값의 2배 이상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반지하를 없앨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다.2

 

물론 반지하는 없어져야 하는 주거시설이 맞다.  건축법 11조에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설하려는 건축물의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지방자치단체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존재한다. 이 조항은 2012년부터 시행된 조항으로 현재는 허가 없이는 반지하를 주거용도로 지을 수 없다. 학계에서 역시 반지하는 없어져야 하는 주거공간이지만 그 이전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3 

 

필자는 반지하를 없애는 대책으로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주택의 용적률을 높이며 동시에 '순환정비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로 지하를 제외한 지상층의 수를 뜻한다. 용적률은 토지의 용도와 위치에 따라 달라지고 일정한 용적률을 넘기지 못하게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이때 용적률을 높이면 즉 용적률 제한을 어느 정도 풀면 현재의 반지하를 없애고 한 층씩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 용적률을 높여야 반지하를 없애도 한 층이 없어져 주택에 대한 공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공급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한정된 토지에서 용적률을 완화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또한 순환정비방식은 정비구역 내외의 주택에 그 정비사업 시행으로 철거되는 주택의 소유자나 세입자가 임시로 거주할 수 있게 돕는 제도로 현재 주로 재개발 또는 재건축 단지에서 쓰이고 있다. 반지하를 없애는 것도 정비사업에 포함될 것이고 따라서 누군가의 집인 반지하를 없앴을 때 이들이 임시로 거주할 보금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지하에 살던 사람들에게 임대주택 또는 신축 아파트에 일정 기간 동안 임시적으로 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도와줌으로써 이들을 위한 생활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용적률을 완화하고 순환정비방식을 활용하여 반지하를 없애며 층을 하나 더 올리는 공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반지하 거주자에게 임시적인 거처를 제공한다면 앞서 제기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빈부격차가 커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는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람들의 주거환경을 보장하며 빈부격차가 줄어들 수 있는 방안으로 주거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부디 단순히 돈이 없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를 침해받는 사람들이 없어지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주거환경과 시설이 개선되는 진정한 도시의 발전의 길이 열리길 바란다.

 

각주

1.참고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54755.html
2.인용 :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22/08/709217/
3.인용 :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22/08/70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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