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하의 사회 칼럼] 추석을 지내는 의미

 

올해 추석은 거리두기가 풀려 가족과 친척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이기에 작년과 달리 각별하다. 3년 만에 거리 두기 없는 추석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니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어색함이 무색할 정도로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올해 추석은 거리두기 외에 나에게 더 각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어릴 적에는 먹기만 하였던 송편을 직접 실제로 만들어본 것이다. 나는 송편을 만들기 위해 쌀가루 반죽과 송편 속을 만들어, 송편 만들기에 도전하였다. 그런데 처음 만드는 것이라 만두처럼 하면 되는 줄 알고 크게 크게 만들다 보니 송편이 원하는 대로 안 만들어졌다. 그래서 왜 그렇게 이상하게 만들어진 것인지 생각해보니, 만두와 송편은 언듯 모양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유래를 갖고 있었다. 송편의 유래는 반달의 모양을 본딴 것이었다. 이렇듯, 민족대명절이라고 불리는 추석에는 왜 설과 달리 송편을 만드는 것일까?

 

의미를 알아보기 전, 나는 추석의 유래에 대해 찾아보았다. 과연 추석은 언제부터 생겨난 명절일까? 추석의 시초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에 추석의 유래가 나오는데 신라 유리왕 9년 이래 나온 가배(嘉俳)가 바로 이 추석의 유래다. 가배(嘉俳)는 한가위의 가위를 이두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 단어는 추석의 순우리말인 한가위의 시초가 된다. 나라 안 6부의 여성들이 7월 16일에서 8월 15일까지 직물 짜기 시합을 벌이고, 시합에서 진 쪽이 이긴 쪽한테 술이랑 음식을 대접하던 것이다.1 이러한 가배(嘉俳)라는 명절은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태종실록에 추석제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태종실록 4권에 "태종 2년 8월 13일 '상왕이 제릉에 추석제를 지내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2 그리고 그 풍습이 시간이 지나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한다.

 

추석날 만드는 음식 중에서는 전도 있지만, 전은 모든 명절, 제사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그러나 송편은 추석에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므로, 필자는 추석 하면 송편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송편은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 먹게 되었을까? 송편의 원래 이름은 소나무 송(松)에 떡 병(餠) 자를 쓴 송병이었으나, 시간이 지나 송편이 되었다고 한다. 송편이 반달 모양이 된 유래에 대한 설 중 하나는 백제 의자왕 때 나온 설인데, 거북이의 등껍질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라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의자왕은 그를 수상쩍게 여겨 점술가에게 뜻을 물었고, 점술가는 "백제는 꽉 찬 만월이라 이제부터 기울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라 앞으로 점점 커져 만월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 후 그에 대해 들은 신라인들은 반달 모양을 본 따 떡을 빚고, 그것이 우리가 아는 송편이 되었다고 한다.3

 

그러나, 이렇게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이 모두 모이는 날에 빠지지 않고 '명절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제사에 필요한 많은 음식 준비다. '명절'하면 즐거운 명절 분위기보다 명절 스트레스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특히 추석과 같은 가족과 일가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 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은 심히 생긴다. 차례상 준비, 기성세대의 지나친 간섭, 등으로 인해 명절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식으로, 명절 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많아지자,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올 9월 5일 명절증후군의 큰 원인이 되는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 방침은 차례상을 간소하게 차리되, 예법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하여 차례 음식의 가짓수를 9가지 정도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성균관 측은 차례상 표준안 제정에 앞서 지난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20살 이상의 일반 국민 1000명과 유림 관계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러자, 일반 국민의 40.7%, 유림 관계자의 41.8%가 차례상을 지낼 때 차례상 간소화를 개선되어야할 점으로 뽑았다.4

 

일반 국민과 유림 관계자 중 많은 사람이 차례상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차례상을 차리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 안에는 가사 분담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로 집안일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보니,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여성은 명절을 즐기기보다 가족들의 식사와 제사 음식 준비로 힘들어지게 된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음식을 즐겁게 만드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차례 준비의 부담이 덜어지고, 함께 준비하며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명절은 온 가족이 풍요롭게 모이는 날인데, 차례상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그 명절의 본의를 잊는 것보단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차례상을 간소화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명절이라는 것은 온 가족이 화목하게 모이는 날인데 명절 증후군이 생기면서까지 차례상으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보면 명절증후군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기본은 9개로 하되,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요리를 더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차례상 간소화가 되었다고 해도, 추석 제사상에 꼭 빠지면 안 되는 것이 송편이라고 생각한다. 송편은 가을이 왔음을 상징하며, 올해의 농사가 조상님 덕에 풍년임을 감사하며 먹는 것이니, 절대 송편은 빠질레야 빠질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나는 반달 모양의 송편을 만들며 그 송편이 남은 4개월동안 만달로 채워지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반달에서 만달이 되기 위해 나 또한 하나 하나 열심히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각주

1.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2719&cid=43667&categoryId=43667
2.인용:https://sillok.history.go.kr/main/main.do
3.참고: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891055&plink=ORI&cooper=NAVER
4.참고:https://hub.zum.com/joongang/92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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