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인의 독서 칼럼] 멋진 신세계의 자유와 갈등

 

 

멋진 신세계는 세계 3대 디스토피아 고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올더스 헉슬리의 SF소설이다. 올더스 헉슬리는 책을 읽지 못하는 것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을 더 두려워하였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못하도록 책이 금지되는 세상보다 사람들이 책을 찾지 않으며 스스로 읽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을 걱정하였다. 따라서 그의 작품인 멋진 신세계에서는 사람들의 무지와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가 잘 드러난 것 같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자유와 갈등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신세계라 불리는 미래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대전쟁 이후 모든 세계가 통일되며 인간은 모두 인공수정으로 태어난다.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시키는 것은 국가의 몫이고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들의 삶은 가진 지능에 따라 미리 결정된다. 사람들은 5개의 계급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나누어지는데 알파 계급은 사회에서 엘리트 계층에 해당하고, 베타 계급은 중산층 정도로 여겨진다. 그리고 감마 계급은 하류층에 속하며 델타나 엡실론 계급은 단순 노동을 담당하는 최하위 계급으로 추한 외모와 작은 키, 지적장애를 가진 채로 태어난다. 태아시절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계급에 해당되는 세뇌 교육을 받고 '소마'라는 마약을 통해 쾌감을 느끼며 감정을 통제한다.

 

작중의 미래세계는 얼핏 보면 괜찮은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으로서의 인권은 보장해주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은 행복하다고 믿고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거듭되는 경쟁, 수많은 갈등, 한정된 자원 등 현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눈에서는 갈등과 경쟁이 없는 사회, 영원한 젊음, 부작용 없는 환각제 등 이러한 신세계의 모습이 오히려 더 나아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곳이 절대 이상적인 세상은 아니다. 모든 것이 통제당하고 새롭고 낯선 것은 배제되는 곳. 멋진 신세계에서의 행복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받아오던 세뇌교육과 마약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들의 사상과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니 당연히 갈등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얼핏 겉으로만 평화롭게 보일뿐 결국 자유가 없는 디스토피아다.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모든 갈등의 빌미를 없애버린다. 진정 '갈등이 없는 사회'란 그런 사회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갈등은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고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나름대로 사회에 필요한 요소이다. 과연 평화를 위해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이 있다면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신세계의 사람들은 온갖 자유와 감정을 제지 당하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 까지나 책을 읽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행복한 세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반대로 그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은 우리가 불행한 삶을 산다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이 세계에서는 임신이나 출산, 어머니와 아버지 등의 개념이 입 밖에 낼 수조차 없는 더럽고 상스러운 것이 되어 있다. 이처럼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도 다른 관점, 세계에서 보게 된다면 무척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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