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웅의 생명 칼럼] 해양바이러스 연구의 의미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코로나바이러스는 결코 처음부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단순한 바이러스에 불과했고 처음에 이를 발견한 과학자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3~4년 동안 코로나가 가져온 우리들의 삶에 대한 영향력은 그 파장이 매우 크다. 이런 바이러스가 바다에도 존재한다면 우리는 어떤 연구와 대처를 해야 할까? 두려움과 호기심이 동시에 나를 자극했다. 그래서 해양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보고 해양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내 생각을 펼쳐보려 한다.

 

과거에는 바다에 바이러스가 증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했으며,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바닷속 생명체들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며 그러한 바이러스가 육지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해양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는 대상은 주로 식물과 미생물인데, 해양 바이러스를 적극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내뿜은 이산화탄소를 바다의 미생물들이 다시 산소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해양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미생물이 과거와 다르게 반응하게 된다면 전 지구적 어려움이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또한, 이것은 지구 온난화와도 이와 같은 접근법으로 다가간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최근 타라오션이라는 범선을 타고 전 세계의 저명한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해양바이러스를 탐사하였다.1 전 세계의 바다를 돌며 수집한 해양 바이러스의 종류는 과거에 짐작했던 것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대략 20만 개였는데, 이것은 매우 놀라운 결과였다. 게다가 그것이 북극해 주변에서 42%나 되는 바이러스 유전체가 발견되었다는 점은 미래 해양 바이러스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매우 귀중한 발견이었다. 한편, 다행인 것은 이렇게 발견된 20만 종의 바이러스가 병원성 바이러스는 드물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을 감염시켜 인간의 건강을 해친다기보다는 박테리아를 잡아먹고 사는 바이러스로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내가 해양 바이러스의 연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해양은 인류 생존의 핵심장소이며 앞으로 그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다수 학자가 생명체가 제일 처음 발생한 기원을 바다로 추측한다. 바다는 인간의 생존 방식 때문에 아직 덜 개발되었던 만큼 태초의 모습을 많이 유지하고 있으며 육지보다 오염이 적어 비교적 건강함을 간직하고 있다. 기술적인 제약 때문에 심해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으며 많은 호기심과 가능성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에서 헤엄치는 다양한 바이러스 중에서 인간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해양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이다. 육지의 오염 물질 제거 및 분해에 사용되는 바이러스,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바이러스, 기존의 인간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바이러스 등이 해양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해양은 우리에게 기회의 영역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지의 영역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아직 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있으나,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정신은 곧 해양으로부터 다양한 지식을 더욱 발굴해낼 것이다. 그것이 단지 인간을 위해서만 일방향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지구의 모든 개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기를 바라본다.

 

 

<각주>
1. 참고: https://blog.naver.com/ulsan-port/222693436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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