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의 독서 칼럼] 마음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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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봤을 것이다.현재 냉정과 열정 사이 현실과 자신의 꿈 사이에 혼란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소개하고 싶다.현실적인 답을 가져다줄 수 는 없지만 적어도 방향을 찾게 도와줄 책이다. 전반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기 전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아오이가 과거 연인이었던 쥰세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다 두 사람이 결국 10년 후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장소, 두모오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단순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라기보단 아오이의 인생에서의 중요한 부분이 서술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읽었으면 한다.

 

책을 읽으며 냉정과 열정사이에 있는 사람은 단연 아오이라 생각했다. 아오이를 사랑하지만 아오이의 속마음을 아는 게 무서워 무심해지기도 한 마빈이 냉정, 과거 도쿄에서 아오이와 열렬하게 사랑을 했던 아가타 쥰세이가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아오이는 마빈의 곁에 있으면서 평정이 지배하는 안락한 삶을 살지만, 항상 어딘가 자신이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오이는 욕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따뜻한 물로 채워진 욕조에서 오랫동안 목욕을 즐긴다. 나는 우리의 감정이 '물'이라면 냉정은 안정감을 주는 물의 질서가 잡힌 얼음, 열정은 사람을 태울 수는 없지만 삶의 원동력이 되는 따듯한 물이라 생각한다. 아오이는 앤티크 주얼리를 무척 좋아하지만, 알베르토가 추천한 쥬얼리 학교를 거절하며 열정을 밀어내고 질서 잡혀있는 마빈의 냉정의 세계에 안주하고자 한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열정을 그리워했기에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자신의 몸을 담금으로써 자신의 주변에 없는 쥰세이의 흔적을 잡으려 하지 않았을까 추측했다.

 

나는 이 책의 가장 큰 반전은 서로 여전히 사랑하고 10년 동안 그리워했던 두 사람, 아오이와 쥰세이 중 서로를 붙잡으려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라 생각한다. 아오이와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자신의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두 사람. 사람은 이성의 동물이라기보단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우리의 뇌에서 감정을 다루는 부분이 더 먼저 발달하기 때문에 우리는 청소년기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점차 성인이 돼가면서 이성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발달하게 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어릴 때는 아오이와 쥰세이처럼 열정의 세계에 살게 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아오이와 마빈처럼 냉정의 세계에 살게 된다. 처음에 접하게 된 아오이는 과거의 사랑의 미련을 잊지 못하게 된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면 이제는 과거의 열정의 흔적을 그리워한 냉정의 세계 속 깨어있는 사람으로 느껴진다.책을 덮으며 '그렇다면 작가는 사람은 냉정과 열정 사이에 있는 존재이지 결코 한쪽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현재는 냉정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열정의 온기로 우리가 함께 살아갈 세상은 냉정과 열정이 어우러지는 미지근한 온도로 녹아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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