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현고] 충현고의 자판기 설치, 과연 가능할까

학생 의견 수렴과 입찰, 멀고도 험한 자판기 설치

 

 

2018년 충현고등학교의 매점이 철수된 이후, 아직 충현고 내부에는 매점 또는 자판기 등 학생이 직접 식음료를 구매할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매년 학생회장 선거에서 ‘자판기 설치’는 주요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이에 대한 충현고의 공식적인 입장은 미지수이다. 날이 갈수록 자판기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이 하늘을 찌르는 가운데, 현재 진행 상황을 취재해보았다.

 

보다 본격적인 기사를 시작하기 전,  왜 학생들은  학교 내 식음료 자판기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일까? 직접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 해 본 결과 세 가지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 물과 같은 생필품 등의 음식물을 구매할 수 있으므로 교칙을 위반하는 외출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항상 배고픈 성장기 학생들은 굶주릴 필요 없이 자판기의 식품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세 번째 학생들이 에너지가 부족할 때, 당을 충전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증진하고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판기 설치로 인해 학교폭력 일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자판기의 잦은 고장과  쓰레기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자판기 설치로 인한 실질적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을 대상으로 식음료 자판기를 설치, 사용하고 있는 광휘고의 사례를 취재해 보았다. 광휘고등학교 전교 부회장 신승우 학생에 의하면 광휘고의 자판기를 관리하는 업체는 직원 채용과 활동의 측면에서 지역사회와 사회적 약자를 고려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학생들의 편의뿐만 아니라 더 큰 범위에서 선을 증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설치 초반에는 쓰레기가 잘 처리되지 않아 정돈되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학생회의 캠페인과 쓰레기통 추가 설치 등의 노력으로 다시 질서 있는 모습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휘고의 한 학생도 설치 초반에는 조금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으나 정도가 지나치거나 심각하지 않았으며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현재는 자판기와 관련한 문제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히려 자판기 설치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면서 그 해결 과정을 통해 시민의식과 학교에 대한 주인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충현고에서는 오래전부터 자판기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학생회 내부에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24대 학생회(2021년)부터이다. 당시 전교 회장, 전교 부회장의 공약이었던 만큼 학생회에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오프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었던 점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여  이행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25대 학생회의 상황은 어떠한가? 2022년, 학생회는 적극적으로 자판기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 보기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자판기 설치에 대한 찬반 설문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반대 4.1% 표 찬성표로 대부분 학생이 자판기 설치를 희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점은 자판기 설치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학생은 자판기 기계의 ‘설치’가 이 프로젝트의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설치부터 관리까지 수많은 절차와 자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학교 내 자판기 설치가 확정되었다고 치자, 자판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자판기 관리 회사를 선택하는 경매와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판매 식품에서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법적 기준에 따라 열량, 종류를 고려하여 식품 선택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판기가 설치되었을 때 누가 자판기를 관리하고 자연스럽게 동반할 수밖에 없는 쓰레기와 질서 문제는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까? 과연 자판기 설치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들여 실행할 만큼 가치가 있는 사항일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5개월 동안 충현고 학생회와 학생부 선생님, 충현고와 광휘고 학생들을 취재하면서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각자의 의견과 상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명한 것은 충현고등학교 학생회는 자판기 설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판기 설치 유무와 시기 모두 흐릿하지만, 자판기 설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학생이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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