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학교 수행평가나 지필평가에 논술형 문항이 있어야 하는 이유

 

학교 수행평가나 지필평가를 치르다 보면, 논술형 시험이 한두 개 포함되어 있곤 한다. 학생 입장에서는 솔직히 그런 문항의 경우 분량이 1,000자 내외로 꽤 많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야 하며, 단순히 5개의 선지 중에 고르는 것이 아니라서 해당 내용을 완벽히 알고 있지 않으면 감점당하기 쉽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하는 주범 중의 하나이다. 선생님들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객관식 문항은 OMR 답안지를 스캔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채점도 더 쉬울 것이고, 학생들 입장에서도 정해진 답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더 쉬운데, 왜 굳이 채점도 어렵고 학생들도 곤란해하는 논술형 문항을 시험에 자꾸 포함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이는 시험이라는 것이 눈앞에 놓인 지금의 결과를 평가내리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험을 통해 학생의 실력을 갈고닦아 앞으로 더 나아가게 만드는 힘을 길러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번 중간고사, 이번 기말고사만 보고 시험을 그만둘 것이 아니다. 중고교 시험만 보고 말 일도 아니다. 중고교 과정은 말 그대로 과정이며, 시험은 학생의 얼어붙은 머리를 깨부수는 쇄빙선이 되어야 한다. 그런 기회가 바로 우리가 만나는 시험이고 논술형 문항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결국 학생들이 만나는 미래의 진짜 중요한 시험들은 논술형 시험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대학의 입학 전형 중에서도 논술 전형이 있다. 이 전형의 경우 이름 그대로 자기 생각을 정해진 분량에 맞게 쓰는 것이 주된 평가 요소인 전형이다. 그리고 주요한 직업 선택의 영역에서 생각해 보면, 국가고시 중에서 논술형 시험을 실시하는 시험들이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 시험과 외무고시가 논술형 방식으로 출제된다.

 

이러한 이유를 생각하면서, 학교에서 논술형 수행평가나 지필평가의 논술형 문항을 풀 때, 마냥 귀찮고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미리 연습하는 과정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꼭 책에 적혀있는 내용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답이 될 수 있다. 알고 있는 개념을 활용해 논리적으로 문제가 물어보는 내용에 답을 한다면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논술은 실제로 이러한 논리적인 서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시험이나 수행평가에서 맞닥뜨리는 논술형 문항을 문장을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긴장감 있게 쓸 기회로 여겨 보자. 앞으로 논술 시험을 보고 정해진 평가 기준에 의한 채점을 받을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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