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학교에서 매점이 없어지고 있는 이유

 

 

부모님 세대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학교에 꼭 있는 시설로 매점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세대의 학교에서는 매점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필자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먹을거리를 파는 일은 중학교 때 학생회에서 간이매대를 설치해서 아이스크림 정도를 판 일이 전부이다. 이렇듯 요즘 학교에서 매점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급식 제도의 시행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옆 나라 일본은 고등학교가 의무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한국 역시 고등학교가 의무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나 사실상 대부분의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중학교 졸업 이후 고등학교 진학을 거의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한국 고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일본 고등학교와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자기 끼니를 자기가 준비해 와야 하는데, 도시락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하기 어렵거나 준비하기 귀찮은 학생들은 학교에 있는 매점 또는 교내의 학생 식당을 이용한다. 일본 고등학교의 학생 식당은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한다. 대학교 학생 식당을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 시대에도 급식 제도가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점의 수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무료 급식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 개인이 학교에 음식을 준비해 와서 먹을 일은 없다. 그러니 매점의 필요도 공식적으로는 사라진 것이다. 학교 입장에서 급식과 동시에 매점을 운영하면, 학생들의 군것질만 늘 뿐인데, 교육기관으로서 학생들의 건강을 일부 책임질 의무가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군것질하라고 굳이 매점을 운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결국 요즘 학교에서 매점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학교에서 급식을 시행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음식에 대한 수요가 줄어 더 이상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점에서 파는 간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면 학생들의 영양 상태가 나빠지고 비만이 늘어날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우려로 인해서 매점 영업을 하지 않게 되는 일도 많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빵셔틀’이라는 말도 매점이 학교 내에 존재하던 시절, 교실에서 힘 있는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게 매점에 가서 빵을 사 오게 시킨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매점과 연관된 학교 폭력 사건들이 많았던 점 역시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다. 이런 논란이 개별 학교 내 매점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그나마 줄어든 매점마저 문을 닫게 되면서 중, 고등학교에 남아 있던 매점은 거의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 매점이 있었다는 학교들도 이제는 매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요즘 학생들에게 매점이라는 공간은 약간의 낭만과 가지지 못한 추억으로 남아 그렇게 사어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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