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관의 시사 칼럼] 잘가 터키, 안녕 튀르키예

코로나로 인하여 반강제로 집안에 처박힌 지금, 방 안에 틀어박혀 옛날 생각들을 떠올려보면 그리운 추억들이 많다. 꼭 별난 것이 아니어도,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평범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기억조차 그리움의 대상이 될 때가 있다. 어느 전시회에 갔었다. 여러 자동차와 그 회사들이 부스별로 늘어져 있는 모습이었다. 전시회 자체는 인상 깊게 보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회 후에 먹은 터키 아이스크림이 좀 더 기억에 많이 남았다. 후후. 전시회도 추억이고, 이젠 ‘터키’도 추억이 되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터키, 영어로는 Turkey다. 이 단어에는 여러 뜻이 있는데 우선 나라 이름이었던 Turkey가 있고,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인 turkey. 거기에 겁쟁이, 멍청한 사람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물론 터키에 어원인 튀르크는 ‘용감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암튼 지난 6월에 국호 변경을 유엔이 받아들였다. 이로써 터키의 국호는 튀르키예로 바뀌었다. 이런 국호 변경을 보며 ‘튀르키예‘의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가치와 문화를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말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다. 누구는 터키어의 뜻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어 좋다고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 위기를 유야무야 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1

 

터키 말고도 이름을 바꾼 나라는 많다. 로디지아는 짐바브웨로 이름이 바뀌었다. 체코는 체코 공화국을 뜻하는 짧은 영어표현인 체키아로 바꿨다. 벨라루스는 벨로루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렇게 국호가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체키아처럼 호명의 간결함을 위해서 국호를 바꾸는 경우, 2차대전 이후 많은 나라가 독립하면서 새 나라에 토착 문화를 부여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여기에 정치적인 이유까지 들어간다면 국호를 변경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다른 쪽으로 옮기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2

 

 

터키의 국호 변경은 우리에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나오는 지도에는 터키가 사라지고 튀르키예라는 이름만 남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터기 = 튀르키예로 알고 있으니까 터키라고 말해도 다들 알아들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10년 20년 지나다 보면 많은 사람이 튀르키에라는 말을 쓰게 되고, 어쩌면 터키라는 이름은 우리가 직접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그런 이름이 될 것이다.  

 

이 국호 변경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깝지만, 그래도 그것과 별개로 이번 일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 이름이 널리 퍼져 후에 돈두르마를 파는 가게에 왔을 때, 당연하게 튀르키예 아이스크림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1. 인용: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2/08/20/TGR7GOLL2FD5BP6UA5UZLPLONI/

2. 인용: https://www.yna.co.kr/view/AKR202206150719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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