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의 영화 윤리 칼럼] 정의는 법인가 사람인가

영화 <레미제라블>로 생각하는 사회의 정의

‘레미제라블’이란 영화를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유명한 장발장에 대한 영화이다. 장발장은 굶어 죽어가는 여동생을 위해 빵을 훔치다가 붙잡혀 19년형을 선고받는다. 감옥에서 풀려나 그는 신부의 은촛대를 훔치려다 붙잡혔으나 신부에게 용서를 받아 그도 다른 사람을 용서해주고 도와주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 때 장발장과 대립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경감 ‘자베르’ 이다. 자베르는 무조건 법을 중시했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했든지 간에 상관없이 법을 우선시하는 사람이었다. 이와 반대로 장발장은 법보다는 사람을 우선으로 하여 법을 어기더라도 다른 사람의 상황을 고려하고 선을 베푸는 것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이 두 사람의 대립을 통해 우리는 생각해볼 수 있다. ‘법이 중요한가? 사람이 중요한가?’ 한 번 상상해보길 바란다. 모두가 다 장발장처럼 행동을 해서 법을 어기고 도와주는 사람이 수두룩 해진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또 반대로 자베르처럼 법만을 중시한다면 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이 둘 중에서 굳이 한 가지를 뽑자면 “다른 사람의 상황을 고려하고 선을 베풀어야 한다”를 선택할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와 같다.

 

1. 각자마다의 상황이 있다.

누구나 다 똑같은 삶을 살지 않는다. 그러나 법은 그저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의 상황이 같지 않지만 그저 법이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법을 지킬 순 없다. 무조건 법을 지켜야 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법이 세워져야 할 것이고 부자들을 위한 법을 따로따로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법은 그렇지 않다. 법은 단 한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고 이 법을 나라에서는 그저 사람들이 지키기만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법이 모두를 위한 법이 아닌 부자들과 권세자들에게만 유익한 법이라면 가난한 사람들은 굶어 죽거나 불이익한 삶을 살게 되거나 어쩔 수 없이 감옥에 가는 상황이 펼쳐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법대로 가지 않고 그 사람의 상황을 고려해주고 선을 베푸는 것이 정의이다. 법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챙겨주는 것이 옳다. 그들에게는 각자만의 상황이 있기 때문에 인정해주고 고려해주는 것이 옳다.

 

2. 법은 쉽게 바꿀 수 없다.

위의 말을 들으면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불이익한 법이라면 법을 바꾸면 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법은 쉽게 바꿀 수 없다. 신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의원들이 하나의 법을 만들고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얼마나 많은 싸움이 일어나는지 말이다. 심지어 이 법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 다치는 의원도 나타날 때가 많다. 이번에 본 영화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사람을 존중해주고 사람을 사람답게 대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도록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었는지 말이다. 이렇듯 법은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리한 법이 시행된 상황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선을 베푸는 것이 옳다.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이유를 설명했지만 사실 나는 둘 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져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장발장과 같은 사람들만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모두가 자신의 동생을 살리려고 도둑질을 할 것이고 모두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 자신의 죄를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 세상은 범죄자들만이 수두룩한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는 법을 열심히 지키고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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