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은의 영화 칼럼] 피아니스트, 한 인간이 가진 생존열망

 

어느 날, 나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책을 보았다. 홀로코스트에 관련된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독일 사람들이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나는 이런 면에서 이 책을 매우 인상 깊게 보았다. 그리고 홀로코스트라는 주제의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영화를 좋아하던 나는 '피아니스트'라는 제목의 영화를 발견했고 영화를 보며 우리가 알고 있었던 홀로코스트의 많은 편견을 발견했다. 같이 알아보도록 하자.

 

세계 2차 대전의 참혹한 현실을 그린 영화, 피아니스트. 이 작품의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는 평화롭게 지내던 유대인 가족을 등장시킨다. 이 가족은 결국 나치의 침공에 의해 모두 떨어지게 된다. 주인공 스필만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 피아니스트로 매우 유명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하지만 방송국은 폭격당하고 스필만을 제외한 그의 모든 가족은 기차를 타게 된다. 홀로 남은 스필만은 고독하고 위험한 생활을 하게 되지만 한 줄기의 빛, 독일 장교 호젠펠트로부터 극적으로 살아남게 된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의 참혹한 현실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감미롭고 우아한 멜로디의 피아노 연주는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연주에 빠져들게 했다. 암흑 속의 전쟁도 스필만의 아름다운 연주를 빼앗아 갈 수는 없다고 외치는 멜로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다른 2차 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 영화와 구별되는 점이 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았던 영화에서는 유대인은 불쌍한 피해자이며 독일은 정말 사악한 나라로 인식되게 한다. 또한 눈물이 나올만한 장면을 넣어 어쩌면 억지스러운 부분까지 연출한다. 하지만 ‘피아니스트’는 다르다. 오히려 매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사실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다양한 인간 구성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내면의 진실한 마음까지 판단할 수 있게 한다. 큰 용기로 스필만을 구해준 호센펠트, 같은 편인 줄만 알았던 시계를 가져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아저씨, 유명 피아니스트 스필만을 알아보고 기차 타는 것을 제외해준 군인 등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준 인물들이 많이 등장했다.

 

휄체어를 탄 장애인을 난간 아래로 떨어트리는 장면, 엎드리라고 하며 머리에 총을 차례대로 쏴 죽인 군인들, 마지막 남은 돈을 모아 캐러멜을 사고 6조각으로 나눠 먹은 가족.. 장면 장면이 끔찍스러웠고 인상이 깊게 남았다. 무엇보다 스필만의 생존을 향한 열망이 기억에 남는다.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10대의 자살률은 너무나도 높다. 하지만 이런 스필만의 생존의 열망은 어떤 경우라도 죽어서는 안 되고 내가 살아야 내 삶을 증명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 것 같다. 한 개인이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자세하고 객관적으로 보여준 작품 ‘피아니스트’를 보며 생존을 향한 스필만의 열망과 함께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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