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현의 의료/심리 칼럼] 마지막의 아름다움

마지막: 시간상이나 순서상의 맨 끝. 유의어는 끝판, 막판, 종말, 반의어는 시초, 처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속담에는 “마지막 고개를 넘기기가 가장 힘들다”라는 말이 있다. 관용 표현으로는 막을 내린다는 표현이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뜻이 된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15세기 막이라는 표현으로 시작되어 점차 변형돼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어떤 일에서 마지막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거나, 끝났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무리 어린 아기라도 마지막이라는 것은 모두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에게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일반적이며, 큰 의미이다. 어떤 일을 아주 열심히 하더라도 그 일에 끝은 있다. 한 사람의 일생에 걸쳐 한 일이라도, 그 사람의 죽음으로서 그 일은 끝맺음을 가지게 된다. 마지막은 자신이 싫어하던 일에도, 좋아하고 열정을 쏟던 일에도 모두 있으므로 때로는 아주 행복한 의미가 되기도, 때로는 아주 슬픈 의미가 되기도 한다. 사람에게도 마지막이 있고,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마지막이 있다. 싫어하는 일만이 아닌 좋아하는 일과 사람의 인생에도 결국은 마지막이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슬프게 만든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나 애착을 가졌던 직업에서의 은퇴 등은 아쉬움, 슬픔 등의 감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따라서, 보통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후회, 상실 등의 감정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마지막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은 사람을 슬프게 만들지 모르지만, 행복했던 기억 역시 끝에는 마지막이 있기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 숙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해 보자. 이 일이 쉽든 어렵든 간에, 제출 기한이 있다면 사람들은 제출 기한에 맞추어 숙제를 제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 숙제를 제출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우게 되고, 그 배운 점이 사람들에게는 행복한 기억과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숙제에 제출기한이 없다면, 사람들은 그 일에 특별한 애착이 없는 이상 숙제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죽기 점에만 완성하면 되니, 앞으로 자신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지막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함으로서 가치 있는 것을 얻고 경험을 얻게 해주는 하나의 장치와도 같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마지막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자신을 희생해 많은 사람을 살린 것으로 유명한 마더 테레사의 명언 중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당신과 헤어질 때는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라". 인간관계에도 마찬가지로 끝이 있기 마련이고, 그 끝을 절망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으라는 뜻이다. 이 명언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된 일에는 인간관계이지만, 우리는 이 명언을 인간관계가 아닌 다른 일에도 대입해볼 수 있다. 만약 자신에게 뜻하지 않은 이별 또는 마지막이 찾아온다면, 지금부터는 무조건 절망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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