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윤의 독서 칼럼] 숨겨져서는 안 될 공로자들, 히든 피겨스를 읽고

 

우리는 모두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겉모습은 존중해야 마땅한 것이지만 불과 몇십 년 전에는, 심지어는 현재에도 겉모습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차별로는 인종차별과 남녀 차별인데, 특히 흑인 여성의 경우에는 교육의 기회와 사회 진출에 제한을 받았으며 심지어는 급여의 수준과 공공시설의 이용까지 일상생활의 전범위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히든 피겨스>에 등장하는 세 흑인 여성 도로시 본, 메리 잭슨과 캐서린 존슨은 이러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여 공을 세운다. 당시 사회 진출에 있어서 가장 큰 족쇄가 되었을 흑인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의 조건을 딛고도 수학 교사였던 도로시 본은 IBM 프로그래밍 주임이 되었고, 메리 잭슨은 항공 엔지니어가 되었다. 캐서린 존슨은 오직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궤도 담당 분석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완수하여 나사 (NASA) 큰 공을 세웠다.  이들의 업적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들이지만, 이것들이 더욱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적인 제제가 가해지던 시절 이러한 차별을 딛고 업적을 이룸으로써 후에 변화할 흑인과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히든 피겨스>를 읽으면서, 우리는 인종과 성별에 따른 차별의 부당함과 더 나아가 다른 합당하지 못한 조건에 대한 차별의 불합리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권이라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를 의미한다. 즉, 인간은 인종과 국적, 재산의 정도, 사회적 지위, 신체적 조건, 종교 등의 여건과 관계없이 모두가 존엄한 존재이며, 인간답게 살 권리를 기지는 것이다. 인권이 존재함으로써 우리는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는다. 따라서 우리가 특정한 가치에 의해 불평등한 차별받는 경우 우리는 인권 침해라 외칠 권리를 갖는다. 현재는 인종차별에 관련된 법안이 대부분 폐지되었다고는 하지만 유색인종을 배척하고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라져야 마땅하지만 오랜 시간 자리해 온 통념을 한순간에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인식을 개선하려 노력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라도 우리 사회는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히든 피겨스>는 숨겨진 공로자라는 뜻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인종에 대한 차별이라는 사회적 제약에 의해 숨겨질 수밖에 없었던 캐서린, 메리, 도로시와 같은 사람들을 의미한다. 물론 현재 미국에는 흑인과 백인을 차별하는 법이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무의식 중에 인종과 성별로 급을 나누고 이를 근거로 사람을 대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무리 차별이 많이 사라졌다 한들, 여전히 우리는 차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사회에 숨겨진 공로자들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 속 차별 문제를 의식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인식을 함양시킨다면 훗날 사회의 모습을 바꾸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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