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교육 칼럼] 제2외국어 교육이라는 세상으로의 디딤돌

고등학교에서는 제2외국어를 필수적으로 가르치게 되어있으며 수능에서도 이를 단독 과목으로 배치하여 성취도를 확인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제2외국어를 왜 배워야 할까? 제1외국어인 영어를 배우는 데도 급급한데 말이다.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영어 이외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중요해져 불어, 독어 등의 제2외국어 열풍이 커지고 있다. 물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함도 있겠지만 필자는 나와 다른 ‘타인’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언어라는 장벽을 허묾으로써 배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가 재학 중인 저동고등학교에서는 아랍어를 특색으로 하여 중어, 일어 등의 외국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아랍어를 배울 기회가 몇이나 될까 하는 마음에 덜컥 아랍어 수업을 신청하였지만, 초반에는 친숙하지 않은 언어에 굉장한 애를 먹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랍의 언어, 문화에 대한 선입견이 하나둘 사라지며 스스로 아랍 관련 시사 뉴스까지 찾아보는 능동적인 배움의 자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제2외국어를 배우는 이유와 관련됨에 있다. 결국 언어를 배움으로써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마주했기 때문이다.

 

앞선 과정을 통해 알게 된 영화 ‘가버나움’도 세상을 읽는 눈을 확장해주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영화는 현재 아랍권에서의 인권, 특히 아동, 여성, 난민과 같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현실을 그렸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그들이 겪는 수많은 아픔과 부당함을 어린아이의 눈을 빌려 표현함으로써 이 문제가 아랍권 국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인이 지닌 책임의 문제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사람들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 다르지만 아동 학대, 취약계층에 대한 인식의 미비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에서도 완전히 해결된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필자는 제2외국어 수업을 듣고 확장된 활동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정립하게 되었다. 결국 완전한 세계화를 위해 발 딛기 위해서 제2외국어 교육은 자라나는 세대가 언어의 실용적 필요성을 심어준다는 것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언어의 배움을 통해 문화를 이해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이해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은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현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즉,  제2외국어 교육은 조금 더 본질적으로 들어가 그들이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한 조화로운 인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우리가 모두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선이 악을 덮어가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1 참고: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5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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