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관점을 바꾸어 바라본다면

 

여러분은 키오스크가 무엇인지 아는가? 주로 식당에서 볼 수 있는 키오스크는 주문을 돕는 무인단말기이다.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주문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으며 손님 입장에서는 간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정말 편리한 기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편리하기만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시각장애인에게 키오스크란 소리 없는 벽과 같다. 메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 수 없으며 버튼의 위치조차 알기 힘들다. 심지어는 직원 호출마저 화면 속 버튼이다. 음식을 주문할 방법이 없다. 가까스로 음식을 주문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장벽에 부딪힌다. 매장에서 먹을지 포장을 할지 선택하는 버튼, 카드로 결제할지, 포인트를 사용할지 물어보는 화면 등등 모두 소리 없는 벽이다.  

 

비단 키오스크에만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인터넷 쇼핑을 할 때 물건의 사진을 참고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빈 화면일 뿐이다. 종종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사진을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조차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우유의 대체 텍스트는 '우유'라고만 뜬다. 저지방 우유인지, 어떤 브랜드의 우유인지 알 길이 없다. 수많은 우유 중 뽑기를 하듯 고를 수밖에 없다. 배너 같은 경우에도 10% 할인이라고 쓰인 배너의 대체 텍스트가 오른쪽 배너라고 쓰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모티콘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이모티콘 중 웃는 이모티콘은 뭘까?1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아예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의 한 기업은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사용자 맞춤 키오스크이다. 센서로 어린아이와 휠체어 사용자 눈높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높낮이가 조절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키패드 및 촉각 디스플레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음성지원이 가능하다.2 '오른쪽 배너'라는 대체 텍스트를 '10% 할인'이라고 바꿀 수 있다. 개선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모르고 지내왔었다. 비단 시각장애인들만이 겪는 불편은 아니다. 아이가 누르기에는 너무 높은 엘리베이터 버튼, 노인들에게는 너무나 작은 키오스크 속 글자 등 우리도 한 번 정도는 불편을 겪어오지 않았는가?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그 편리함이 누군가에게만 한정되는 편리함이 되지 않도록. 모두를 위한 편리함이 될 수 있도록.

 

각주

1) 참고: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45671

2) 인용: https://mirakle.mk.co.kr/view.php?year=2021&no=102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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