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의 축구 칼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강타할 3번째 은하수

완벽한 세대교체를 끝낸 레알 마드리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 2000년대 초반을 호령하던 베컴, 피구, 호나우두, 지단 등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들을 한 팀에 모으면서, 모든 축구 팬은 '이제 트로피는 레알 마드리드의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공격 쪽에 스쿼드가 몰려있는 탓에 공격과 수비는 분리되었고, 선수들의 명성과는 반대로 많은 트로피를 챙기진 못하였다.

 

이 첫 실패를 경험 삼아 2009년 두 번째 갈락티코를 펼쳤다. 공격에 몰려있던 스쿼드를 수비 쪽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번째 갈락티코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라모스 등을 영입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트로피를 따냈다. 2010년대 중반을 지나고 선수들은 노쇠화하고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이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언론의 반응이었다.

 

대략 1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세대교체를 진행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제 다시 세 번째 갈락티코를 진행하고 있다. 공격진에서는 그동안 결정력이 좋지 못한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이번 시즌부터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야심 차게 영입한 에당 아자르의 부진으로 중용 받은 호드리구도 오른쪽 측면에서 완전히 정착했다. 이 두 선수는 각각 2000년, 2001년생으로 앞으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서는 프랑스 무대는 이미 점령하고 프랑스 국가대표로서도 엄청난 기대를 받는 에두아르두 카마빙가를 영입하면서 중원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미 중원엔 '크.카.모'라고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 리그 3연패의 주역들인 크로스, 카세미루, 모드리치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1998년생인 페데리코 발베르데도 있었다. 그러나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패스 센스가 돋보이는 카마빙가와 뛰어난 활동량을 지닌 발베르데가 이 둘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비진은 오히려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센터백 라인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주던 라모스와 바란이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마르셀루의 폼 저하와 카르바할의 잦은 부상으로 양쪽 풀백들의 퀄리티가 빅클럽들의 풀백들과 차이가 심하다. 센터백 라인은 알라바를 영입하면서 밀리탕과 함께 나쁘지 않지만, 오른쪽 풀백은 윙어인 루카스 바스케스가 뛰고 있다. 왼쪽 풀백 역시 페를랑 멘디가 잔 부상을 계속 지니고 있고 출전을 해도 완벽한 폼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레알 마드리드 유스인 2001년생의 미구엘 구티에레스가 가끔 출전한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왼쪽 풀백 중에선 최고이며 미래에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은 어느 포지션이든 세계 최고여야 하기에 다음 시즌 수비진에서의 보강은 필수적이다.

 

이렇게 좋은 공격진에서의 유망주들보다 떨어지는 수비진을 갖춘 레알 마드리드이지만, 현재 가장 뜨겁게 링크가 나는 선수는 역설적이게도 '넥스트 메날두'라고 불리는 킬리안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이다. 실제로 음바페에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는 선수에게 2,000억이 넘는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했지만 파리 생제르맹이 거절하면서 데려오지 못하였다.1 선수 본인은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에서 매우 뛰고 싶어 하는 듯한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이 프랑스 스타의 이적은 확정적이다. 심지어 자유 계약으로 영입할 수 있기에 이적료가 많이 남는데, 언론에서 보도된 것이 맞는다면 홀란드의 바이아웃이 내년 여름부터 발동된다. 바이아웃 가격이 1,000억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그의 실력을 보았을 때 이 정도의 가격은 전혀 아깝지 않기 때문에 홀란드까지 데려온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10년 넘게 공격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는 공격진만 영입할 게 아니라 수비진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서 수비 안정화를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갈락티코가 망한 이유가 수비진이 불안정했기 때문인데, 지금 상황은 그 당시의 상황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축구가 시작하면서 가장 빅클럽 중의 빅클럽, 메가 클럽이라고 불리는 팀인 레알 마드리드는 쇠퇴를 겪은 적이 없다. 호날두가 팀을 떠나고 저번 시즌까지 쇠퇴하는 듯이 보였는데, 역시 레알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다. 이미 그들은 세대교체에 있어서 완벽한 계획이 있었고, 그들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바르셀로나의 팬으로서 영원한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가 강력해야 엘 클라시코 보는 맛이 있기에 이들의 성공을 바란다.

 

각주

1.(참고:https://www.youtube.com/watch?v=aNSTdta7-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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