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 히딩크? 지금은 퍼거슨이 와도 안된다

"지금 이 자리가 누군가에겐 한 번 만이라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절박함의 자리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전직 기자이자 스포츠 해설가인 박문성 위원의 칼럼 도입부이다. 맞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 '당했다'.



지난 6월,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떠나고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신태용 감독이 급하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급히 지휘봉을 잡는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신태용 감독의 최종예선 경기 운영이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을 리는 없다. 지휘봉을 잡은 뒤 K리그 선수들을 조기 소집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았지만 세상에 쉽게 되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신태용 감독은 이제 두 경기를 막 치뤘다. 과정이 불만족스러웠을 수는 있겠지만 결과가 실패하진 않았다. 어떻게든 신태용 감독은 '소방수'로써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최근 축구계의 이슈는 단연 '히딩크 복귀설'이다. 차라리 출전을 포기해야한다던 2002 FIFA 한일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을 4강까지 만들어준최고의 명장 히딩크 복귀설에서 축구팬들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물론 단도직입적으로 4강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아시아 호랑이의 이빨이 닳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히딩크 복귀설로 축구계가 들석이고 있는 가운데 필자는 한가지를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지금은 히딩크가 와서는 안된다. 히딩크 감독이 명장이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신태용 감독을 믿고 그의 축구를 기다려야 한다. 2002년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 절대 기죽지 않았고 경기를 중간에 포기하는 일도 없었다. 물론 시대가 흐름에 따라 환경이 바뀐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은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꽤나 많고 경제적으로 허덕이지 않아도 된다. 동기부여, 목표의식 등이 많이 낮아진 축구대표팀이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혹하게 탈락하는 축구 대표팀을 보며 생각했다. '4년 뒤 러시아에서는 잘하겠지... '그때 당시에만 해도 이승우, 백승호는 바르샤의 앞날을 책임질 것이고 다음 월드컵에는 성인대표팀으로써 나라를 대표할 줄 알았다.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4년 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4년 마다 돌아오는 현실에서 다시는 신화에 허덕이지 않았으면 한다. 2002년의 히딩크를 다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제2의, 제3의 히딩크를 만들어야 한다.



축구대표팀은 러시아로 간다. 남은 9개월 동안 신태용 감독을 믿고 축구대표팀을 기다려줬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히딩크 감독의 복귀를 운운하는 것은 신태용 감독을 비롯한 축구대표팀에겐 해가 되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론 신태용 감독은 주어진 짧은 시간에 비해서는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객관적으로 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한다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노력은 가상했다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쉬웠던 최종예선 결과였지만 남은 기간동안 신태용 감독의 축구 아래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하나되어 본선무대에서는 아시아 호랑이의 귀환을 세계에 알렸으면 한다.




* [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는 경기와 관련된 내용은 물론 축구계의 트렌드를 알기 쉽게 읽어주는 축구 전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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