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정치칼럼 5] 권선징악은 살아있다

정의의 보상, 불의의 징벌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받는 두 가지 혐의가 있다. 하나는 삼성 승마 지원,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이화여대 재학 중이었던 교육 농단이다.

 

정 씨는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한 것은 물론 재학 중에도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 사용되었고 오타가 수정되어 있지 않은 등 형편없는 리포트를 제출했지만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시험을 보지 않은 경우에도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어떤 교수는 정 씨의 과제를 대신 해 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정씨가 출석도 하지 않았음에도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남궁곤 전 입학처장, 그리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징역 2년~7년을 구형받은 상태다. 특검은 이 사건을 “비선 실세의 영향력을 동원해 영달을 채우려 한 그릇된 지식인들이 저지를 교육농단” 이라고 규정했다. 불의를 저지른 사람들이 그에 따라 징벌받은 것이다.


반면 이들과 달리,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힘썼던 많은 사람은 보상을 받았다. 입시 비리 진상 규명을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김혜숙 교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이화여대 총장에 당선되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나쁜 사람’ 이라 불렸던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은 문재인 정부의 문체부 2차관으로 임명되었고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파헤치다 좌천당한 윤석열 검사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복귀했다.


현대 사회에서 사회의 양극화는 점차 더 심해져 가고, 있는 자들은 더 많은 것을 가져가고, 없는 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들의 사회는 있는 자들의 과도한 욕망으로 인해 점차 타락해져 갈 수밖에 없었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보상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징벌받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결과는 ‘정의로운 사람은 보상받고 불의를 저지른 사람은 징벌 받는다.’라는 권선징악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의가 점차 되살아나고, 바로잡혀가는 듯 보였다. 우리의 경험칙이 ‘불의에 항거하면 고통받고, 권력에 부역하면 잘살게 된다.’가 아닌, ‘정의를 추구하면 보상받고 불의를 저지르면 징벌받는다.’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촛불을 들었던 그 마음을 계속 간직하며, 앞으로도 불의에 항거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