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철학칼럼 2] 별이 빛나던 밤

밤을 이겨내고 새벽을 맞이하여 아침을 바라보는 우리, 대한민국

시어 중 이보다 부정적인 뜻으로 많이 쓰인 단어가 있을까. ‘이라는 단어는 희망을 상징하는 해를 몰아내는 뜻으로, 이겨내야 할 고난의 뜻으로 많이 사용되곤 했다. 그러나 밤, 시련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이다.

 


무릇 땅은 비가 온 뒤 햇볕에 말라 더 단단해진다고 하였다. 우리가 두려워하던 밤은 과연 우리에게 고통만을 주었는가? 밤이 있어 우리는 낮을 기대하게 되었고, 고난이 있어 해방을 염원하게 되었다. 외세의 침략에 당하였기 때문에 자주적인 독립을 바랐고, 외세의 이간질에 의한 민족끼리의 다툼 때문에 통일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독재의 탄압이 있었기에 민중은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섰다.

 

박근혜 게이트와 촛불집회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은 이번 박근혜 게이트 사건으로 들고 일어난 촛불을 보며 오히려 과격한 방안이 아니냐며 의문을 품는 태도를 보이면서 사건의 보도와 함께 조롱하는 낯빛을 보였다. 또한, 외신들은 이번 게이트가 미국의 워터 게이트 사건보다 심각한 일이라고 보도하며 러시아 니콜라이 2세 황제와 알렉산드라 황후의 총애를 받아 종교·외교·내정을 간섭했던 라스푸틴에 최순실(최서원)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국정농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비판을 받고 있지 않은 것은 매주 광화문 거리가 수많은 국민의 촛불들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평화로운 시위 분위기를 극찬했고, 프랑스 아시아리스트는 민주주의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시위라고 평했다. 또한, AP통신은 어두운 밤거리가 빛나고 있음을 세계에 알렸다.

   


희망의 새벽 


그 어떠한 게이트보다 심각했던 이번 사건은 국민을 일어서게 하였고, 국민의 힘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고되었는지는 모든 국민이 알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찾아왔던 밤에 자그마한 별들이 하나씩 하나씩 모여 환히 밝혔기 때문에 우리는 새벽을 맞이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희망의 새벽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이 넘어야 할 산은 크고도 크다. 탄핵안이 가결됨과 동시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던 대선주자들을 한 명씩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는 때이다. 자신은 아직 대선후보가 아니라고 주장함에도 대선후보가 할 법한 모든 것들을 다하며 언론플레이를 하던 의원, 지나치게 포퓰리즘적인 공약을 내세워 실현가능성이 없는 후보, 아직 ‘대연정’이라는 공약에 대해 국민 모두를 이해시키지 못한 후보, 지나치게 책임을 중요시해 제대로 된 그 무엇도 보여주지 못한 후보, 박 대통령과의 지난 과거가 있는 후보,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정권 교체이냐 경제 되살리기냐이다. 세계의 많은 경제학자가 경제적으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던 기간을 이미 우리는 국정농단으로 지나치도록 많이 허무하게 소비했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이 경제 부분에 관해서 어떤 조처를 할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정권 교체와 경제 되살리기 모두 현 시국에서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므로 국민은 무엇 하나 쉽게 선택하기 힘들다.


논어 <소왈제이십堯曰第二十> 202子張問於孔子曰, “何如斯可以從政矣?” 子曰, “尊五美, 屛四惡, 斯可以從政矣.” 子張曰, “何謂五美?” 子曰, “君子惠而不費, 勞而不怨, 欲而不貪, 泰而不驕, 威而不猛.” 子張曰, “何謂惠而不費?” 子曰, “因民之所利而利之, 斯不亦惠而不費乎? 擇可勞而勞之, 又誰怨? 欲仁而得仁, 又焉貪? 君子無衆寡, 無小大, 無敢慢, 斯不亦泰而不驕乎? 君子正其衣冠, 尊其瞻視, 儼然人望而畏之, 斯不亦威而不猛乎?” 子張曰, “何謂四惡?” 子曰, “不敎而殺謂之虐, 不戒視成謂之暴, 慢令致期謂之賊, 猶之與人也, 出納之吝謂之有司.”을 보면 군자는 다섯 가지의 미덕을 존중하고 네 가지의 악덕은 물리쳐야 한다고 한다. 백성을 이롭게 하는 은혜를 베풀되 허비치 않는 것과 수고롭게 하되 원망하지 않는 것, 하고자 하되 탐내지 않는 것, 태연하되 교만하지 않은 것, 위엄이 있되 사납지 않은 이 다섯 가지 덕을 존중하는 것과 잔혹·포악·잔적·인색의 네 가지 악덕을 경계하는 것은 모두 백성을 편안(便安)을 위한 것들이다. 현 시국에서 군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이에 미치기라도 하여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 사람은 누구일 것인가.

 

새벽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아침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는 밤을 밝혔다. 별이 빛나던 밤은 지나갔다. 찬란한 태양은 언제야 뜰 것인가.


 



칼럼 소개 : 철학은 우리에게 낯선 학문이 아닙니다. 한 가지 논제에 수많은 가치와 관점을 담을 수 있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학문이며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학문입니다. 칼럼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철학으로 한 발짝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