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의 사회 칼럼] '유전무죄, 무전유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었던 사건

방송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소개되었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나도 이 방송을 보며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  말에 대해서만 알지 이 말이 나온 배경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오늘은 이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그날은 1988년 10월 16일 일요일 아침이었다.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었던 12명의 미결수가 호송 중 집단 탈주하게 된다. 이들 중 3명은 당일에 룸살롱에서 검거가 되었고 7명의 행방은 무소식이었다. 탈주 3일째 되던 날 경찰서에 탈주범들이 어젯밤 우리 집에서 묵고 갔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이 탈주자들은 보통 수사를 하는 장소인 기차역, 터미널 등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 묵으며 지내게 된다. 그중 한 가정집에서는 경계가 어느 정도 풀린 탈주범들과 그 집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1 

 

탈주 7일째 되던 날 신촌에서 1명은 즉시 검거, 1명은 도주, 4명은 가정집으로 쳐들어가게 된다. 4번째 인질이었던 여대생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녀의 아버지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밥은 먹었냐'. 그날 저녁 2명은 여대생에게 어떻게 죽는 게 가장 멋있냐고 물었다. 마지막 날 마지막 장소인 북가좌동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경찰들에게 둘러싸이게 된다. 경찰이 들어오면 인질을 헤치겠다고 하며 대치했다. 인질에게 총을 겨누면서도 귓속말로는 미안하다며 다치게 하지 않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결국에는 탈주범 2명은 스스로 총을 쐈고 지강헌은 마지막으로 비지스의 홀리데이를 듣고 싶다고 해 경찰이 상점에서 사 틀어주었다. 그리고 지강헌이 자신에게 총을 겨눠 쏠려고 하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쳐 총 두 발을 겨냥하고 모든 사건은 종결이 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강 씨는 징역 15년 형을 구형했지만 7년을 선고받았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유는 인질이었던 다섯 가정집에서 탄원서를 내주었기 때문이다.2  

 

이쯤에서 왜 지강헌이 이 일을 벌였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이것이다. 지강헌은 공범과 7차례 556만 원을 절도하고 7년 징역, 보호감호 10년 추가로 총17년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때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이 76억 원을 횡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강헌보다 적은 7년을 선고받았다. 그래서 지강헌은 이 나라의 비리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이었던 것이다.3   

 

나라의 비리를 알리는 것은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방식을 써서 국민들에게 위협과 두려움을 느끼게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서도 사람들의 인간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이 가정집에서 묵고 나올 때 자신들이 가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것과 이들과 대화를 나눈 가정집 사람들은 이들에게서 후회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고 한 것, 그리고 마지막 장소에서 헤치지 않겠다고 미안하다고 한 장면 등 이들은 자신들이 나쁜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고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권력, 빽 등으로 비리를 저질렀던 전경환도 당연히 잘못했으며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국회의원의 아들, 딸이 특권을 받고 국회의원이나 권위 있는 자들이 돈을 횡령하고 성추행을 하는 등의 일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것이 씁쓸하다. 이 탈주범들이 우리에게 던져준 진정한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진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떡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이 있으면 유죄가 무죄가 되고 돈이 없으면 무죄가 유죄가 되는 이 사회가 하루빨리 바뀌기를 바란다.

 

각주

1,2 참고:blog.naver.com/ja4613/222143186100

3. 인용:blog.naver.com/ja4613/22214318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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