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아의 독서 칼럼] 삶의 의미를 잃고 지친 당신에게

 

현대인들에게 굉장히 많이 찾아오는 병 중 하나가 바로 우울증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서 '코로나 블루'라는 새로운 형태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사실 그 중 한 명이었다. 원래 활동적인 성격이었던 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 밖에 거의 나가지 못하고 등교도 하지 못하자 일상이 무기력해짐을 너무나 뼈져리게 느꼈다. 짜증이 늘었고, 그것 때문에 주변에 다소 피해를 준 적도 있다. 일상이 무기력해지자 공부도, 취미생활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가끔 정신을 차렸을 때에도 과거에 내가 의미 없이 보냈던 시간들에 얽매여 스스로 자책하기 바빴다. 그렇게 살아가는 의미를 잃고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중, 점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연금술사]를 읽었다.

 

[연금술사]는 자신이 꾼 꿈을 쫓아 피라미드로 가면서 자아의 신화를 찾는 양치기 산티아고의 이야기이다. 며칠 동안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찾는 꿈을 꾸고, 꿈을 해몽하러 갔다가 살렘의 왕을 만나 '자아의 실현'과 '자아의 신화'에 대해 듣게 된다. 그러다 문득 산티아고는 자신이 집을 나와 양치기 생활을 하게 된 것이 바로 세상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상기했다. 그리고 양을 모두 판 후, 길을 떠났다. 그에게는 많은 시련이 닥쳐왔다. 돈을 몽땅 도둑질당하기도 하고, 사막에서 무장한 사람들에게 포위를 당하기도 했으며, 돈을 모으기 위해 1년 가까이 그릇 가게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일들을 통해서 항상 무언가 배운다. 돈을 도둑질 당했을 떄에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것과 자신은 지금 보물을 찾아나선 모험가라는 것을 깨달았다.1

 

"내 주여, 아옵니다. 말씀대로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것을. 하지만 늙은 왕이란 때로는 혼자서 우쭐해보기도 해야 하지 않겠사옵니까."2

살렘의 왕은 그 자체로 너무나 현명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최고의 현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또한 사람이었다. 이 구절을 통해 나는 그토록 눈부시던 존재도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사람이기에 완벽한 존재일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이에 대답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우주 속 티끌 같이 잠깐 살다가 결국은 사라지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왜 고민하는가? 답도 없는 문제들로 왜 끊임없이 고민만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가 그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살기 위해서이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또 나에게 주어진 이 삶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고 나름의 답을 내려야 가치관을 확립하고 나만의 길로 나아가며 행복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어느 정도의 치열함과, 어느 정도의 여유와, 잔잔한 행복이 항상 따라야 한다. 그래야 사람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연금술사]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는 크리스털 가게의 산티아고와 치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막에서의 산티아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사막의 오아시스에 도착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현자를 찾아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산티아고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항상 무언가 배우며 그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숨막히게 힘든 현실일 수 있지만, 그들이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괜찮다고 격려하며 가끔은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것의 가치를 꼭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소중한 삶을 충분히 여유롭게 살고 행복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각주:

1 [연금술사] 전체 내용 요약

2 [연금술사] 64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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