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무의 철도 칼럼] 철도종사자의 업무환경

기관사의 인적오류 예방안

철도의 특성은 안정성, 쾌적성, 정시성 등이 있어 이동수단으로 철도를 많이 이용한다. 그런데, 철도 분야에서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인적 오류가 불가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매우 최소화하는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따라서, 철도종사자 인적 오류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엇일지 칼럼을 써보고자 한다.

 

여러 건의 철도종사자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가 있었지만, 작년에 발생한 지축차량기지 구내 탈선사고가 대표적이다. 해당 사고는 영업 운전을 종료하고 지축 차량기지(이하 '기지'라 한다)로 입고 중인 열차(이하 '사고 열차)가 탈선한 사고이다. 기지 진입 전, 우선 정차 후 신호(구내운전모드-25km/h 속도 코드) 및 진로를 확인한 후 기지로 진입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고열차 기관사는 정지신호가 현시된 신호기 앞에 일단 정차하였다. 그러나, 구내운전모드가 정상적으로 수신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로 '15km/h 스위치'1를 취급한 후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진입하여 선로전환기를 비정상적으로 통과하였고 기지관제실에서 이를 확인하고 정차지시를 내려 정차하였다. 이후 관제사는 현장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되돌아되돌이 운전을 지시하였다. 사고열차 기관사 역시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관제의 지시대로 차장의 전호에 따라 되돌이 운전을 하였다. 이로 인해 선로전환기 첨단이 벌어진 틈새로 진입하여 대차가 탈선하였으며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2

 

 

철도에서 반드시 막아야 하는 사고 중 하나는 충돌사고이다. 도로 교통에서 같은 속도로 달리던 트럭과 승용차가 위험을 감지하고 급제동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승용차가 100m를 이동한 후 정지한다면 트럭은 비교적 먼 거리를 가서 멈추게 되어있다. 이유는 운동에너지와 관성 법칙을 이용하면 설명할 수 있다. 운동에너지(kinetic Energy), Ek=(1/2)mv2(m: 질량, v: 속도), 뉴턴 제 1법칙(관성법칙) = 물체에 가해지는 외력이 0일 때, 자신의 운동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다. 즉, 운동 상태에 대한 저항력이며 질량에 비례한다.3 따라서, 질량이 상대적으로 큰 트럭이 관성과 운동에너지가 크므로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충돌을 하더라도 더 큰 에너지를 승용차에 주게 된다.

 

철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철도차량의 무게는 매우 무겁고 속도가 빠르므로 충돌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면 매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어떤 방법으로든 막아야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철도의 시스템은 매우 체계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 일차적으로, 열차가 움직이고 있는 동안,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도록 철도차량에는 운전경계장치(DSD)가 설치되어있다. 열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는 반드시 이 장치를 건드리고 있어야 한다. n초 이상 작동시키지 않을 경우 비상제동이 체결되어 자동으로 정차한다. 또한, 인적오류로 인한 무정차 통과를 방지하기 위해 역에 진입 시 속도코드가 정지위치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낮아진다. 이 시스템 역시 속도 코드가 낮아졌을 때 속도를 초과한 상태로 n초 이상 지속된다면 비상제동이 체결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적 오류의 근본적인 원인이 반복적인 업무 패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전동열차의 경우 2~3분마다 정차와 출발을 반복하는 운행패턴을 가지고 있어 더욱 취약하다고 본다. 일반열차에 비해 반복의 주기가 짧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열차도 정차역이 적고 역 간 거리가 길기 때문에 운행 중 인적오류를 범할 수 있다. 전동열차 승무원의 경우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각 시나리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한다.

 

 

1. 출입문 미 취급

대부분의 역사에 승강장 안전문을 설치하고 있다. 따라서, 승강장 안전문과 연계하여 방지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역 진입 시 정지위치까지 점차 속도 코드가 낮아지며 무정차 통과를 방지한다. 그런데, 정차 후에는 제한속도 코드가 진행코드로 바뀌므로 이 점을 변경하여 정차 후 출입문 미 취급을 방지해야 한다. 출입문과 승강장 안전문은 연동되어있어 출입문 취급에 맞추어 작동하므로 출입문 열림 취급 후 승강장 안전문까지 정상적으로 열렸을 때만 속도 코드가 리셋될 수 있도록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승강장 안전문에 설치되어있는 승무원 조작반에 '확인' 조작버튼을 추가시키고 이를 지상장치 및 차상장치와 연동시킨다. 이를 통해 해당 버튼을 취급 시 속도코드가 리셋되어 출입문을 닫은 후 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 운행조건 망각

각 노선별 운행조건이 다르다. 전력공급방식이 달라지는 경우, 신호기를 오인하기에 좋은 선로용량이 높은 곳, 공사구간 등의 요인이 있다. 자동운전 노선의 경우 수동운전으로 운행하지 않는 이상 운행조건을 어기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동운전 노선의 경우 기관사가 자칫하면 인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시나리오의 예방안은 수동운전 노선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일정 시간 또는 특정 장소마다 차임벨과 함께 안내멘트가 나오도록 하는 장치(가칭 '운행조건확인장치')가 필요하다. 다만, 특정 장소마다 작동하는 경우에는 반복적인 업무 패턴으로 인해 또 다른 인적 오류를 범할 수 있음으로 기본적인 베이스는 일정 시간마다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운행구간 상황에 따라 평소 다음 역까지 2분에 걸리다 3분이 걸릴 수도 있고 여러 변수에 따라 언제 어디서 작동할지 모르기에 기관사에게 주의 환기 차원에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안내멘트와 차임벨을 제대로 듣지 않고 꺼버리는 경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치에 확인 버튼을 추가하고 안내멘트가 종료되기 이전에는 확인 버튼이 작동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장치 작동구간은 신호기가 많이 설치된 곳, 절연구간 등 평시에 주의가 필요한 구간으로 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기본 운행조건 베이스에 운행조건에 맞추어 실시간으로 원격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운행조건이 실시간으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 간격으로는 약 5분, 거리로는 3~4개역 정도의 거리마다 작동하는 것이 운행조건을 망각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데에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출무점호 시 업데이트 사항을 전달하고, 출고점검 시 해당 장치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매뉴얼을 추가하여 정상적인 작동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위 사항도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된 루틴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취급할 수 있음으로 꾸준한 관리, 감독과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며 철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철도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적 지지여론이 필요하며 정부의 재정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서울교통공사의 재정위기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재정위기가 다가온다면 필요한 사업에 예산을 사용하기 어려워져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에 안정성을 해칠 수 밖에 없다.

 

 

각주

1.*15km/h 스위치: 정지신호(R0) 현시 구간을 넘어서 운전할 경우 승인을 받고 취급하는 스위치
2. 인용: 서울3호선 지축차량기지 구내 전동열차 탈선사고 조사보고서(제2021-1호) - araib.molit.go.kr/USR/BORD0201/m_34513/DTL.jsp?id=araib0306&cate=&mode=view&idx=244953&key=&search=&search_regdate_s=&search_regdate_e=&order=&desc=asc&srch_prc_stts=&item_num=0&search_dept_id=&search_dept_nm=&srch_usr_nm=N&srch_usr_titl=N&srch_usr_ctnt=N&srch_mng_nm=N&old_dept_nm=&search_gbn=&search_section=&source=&search1=&lcmspage=1

3. 인용: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7690&cid=58941&categoryId=5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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