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의 시사 칼럼] 아 학교 가기 싫다

 

 

 

학교란 '일정한 목적. 교과 과정. 설비. 제도 및 법규에 의하여 계속해서 학생에게 교육을 시행하는 기관이다.1 또한 대부분의 학생이 꺼리는 곳이기도 하다. 방학식 날엔 기쁨을, 개학 날엔 슬픔을 느끼게 해주며 수업 시간 45~50분가량을 끝나지 않는 영원한 시간으로, 방학 한 달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리게 하는 마술과도 같은 곳이다. 또한 8세에서 16세까진 의무적으로 학교에 다니도록 법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난 학교에 가지 않는 삶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집에서 학교 수업을 듣는다는 상상은 미래 과학 상상대회에서나 떠올려 보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계속해서 연장되는 방학을 겪고 집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이 되자 필자는 꼭 학교라는 곳이 필요하냐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또래의 아이들을 만나며 사회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얻고 사회 속에서 어엿한 구성원의 몫을 해내는 법을 배운다. 또한 학교는 그나마 사회에서 겪는 편견과 차별 없이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학교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생활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 적응력 또한 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교에 가기 위해선 일어나고부터 오후 4시가 넘는 시간까지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자 매우 당황했다. 아마 모든 학생이 그렇게 느꼈으리라 믿는다. 처음엔 지속하는 방학이 좋았고, 그다음은 지루했고, 혼자 집에서 무얼 할 수 있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했다. 필자는 학원에 다니지 않지만, 학원에 다니던 친구들은 일어나고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한 번도 혼자 있어 본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고독의 시작이었다.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자기 계발을 강요받는다. 스펙을 쌓기 위해, 더 교양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말이다. 하지만 정작 제대로 자기 계발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학생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만을 해야 하고 회사원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무얼 할 수 있는 체력이 남아나질 않는다. 심지어 학생들이 그토록 바라는 방학엔 무려 학원 방학 특강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난 이번 코로나로 인해 온전히 혼자 있게 된 시간이 엄청난 기회라는 걸 깨달았다.

 

드디어 그동안 바라왔던 원하는 걸 하고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학교에 갔다 온 후 육체적 피로감에 쓰러져 있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드럼도 열심히 배웠고, 스페인어도 마음껏 공부했다. 그림을 그렸고, 강아지를 산책시켰으며 책도 읽었다. 그렇게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갈 수 있었고 미래 내 모습을 그렸을 때 더욱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중학생 정도 되면 주변에서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에 대한 압박을 정말 많이 받는다. 하지만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나서 물어보는 게 도리가 아닐까? 학교와 학원에서 완벽하게 할 일을 해내며 자기 계발을 통해 꿈을 찾아갈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 코로나라는 재앙이 우리에게 찾아왔지만, 난 그곳에서 기회를 보았다.

 

그래서 필자가 사회에 요구하는 바는, 학교를 중심으로 모든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 개인에게 투자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 1년 정도는 학과를 선택하지 않고 꿈을 고민할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 끊임없이 수능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고등학교 3학년들은 미래의 꿈이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눈앞의 모의고사와 수행평가에 집중했다. 그래서 1년간 여행도 다니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꿈은 무엇인지, 어떤 학과를 선택해야 할지 등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겐, 내가 원하는 걸 직접 그려나갈 수 있는 여백이 필요하다. 

 

각주

1.인용: https://dict.naver.com/search.dict?dicQuery=학교&query=학교&target=dic&ie=utf8&query_utf=&isOnlyView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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