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인터넷신문

수영초 5학년 김수영 양의 하루

코로나로 인해 학교 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화요일. 학교에 등교하는 날이다.

작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매일매일 등교했는데, 올해는 함께 등교하지 못하고 혼자 등교해야 한다. 그것도 주1회만. 등굣길이 신나지 않고 심심하다. 가끔은 등교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다.

 

등교를 하기 위해서는 자가진단을 해야 한다. 등교 준비로 바쁜 나를 대신해 오늘도 원격수업을 하는 오빠가 자가진단을 해주었다.

 

마스크를 쓰고 무거운 가방을 들었다. 허리가 아프다. 그렇지 않아도 작은 키가 더 작아질까봐 걱정이 된다. 교과서를 학교에 두고 다니고 싶다. 하지만 일주일 중 하루만 가는 학교.. 나머지 요일들은 집에서 공부해야 하므로 교과서를 두고 올 수 없다.

 

▲현관에서 체온을 체크한 후 교실에 들어갈 수 있다. 

 

정문을 들어서니 친구들이 보인다. 달려가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다. 거리두기를 하며 친구들과 떨어져 현관에 들어선다. 현관도 1,2학년이 들어오는 곳과 3~6학년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다. 조금 돌아가야 하지만 내가 이용할 수 있는 현관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는 열을 재고 있다. 차례를 기다려서 체온 측정을 한 뒤 통과했다. 열이 나면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

 

교실에 들어왔다. 서로 부딪치지 않게 들어가는 문과 나오는 문이 정해져 있다. 들어오며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이미 소독이 되어있는 내 자리에 앉는다. 방역을 도와주시는 분께서 오후마다 책상을 소독약으로 닦아주신다고 한다. 책상은 시험보는 것처럼 짝꿍 없이 혼자서 앉게 배치되어있다. 교과서를 꺼내 원격수업에서 공부한 내용을 선생님께 확인받는다. 요즘에는 수업 전 해야 할 일이 많고 교실까지 들어오는 것도 예전과 달라 지각을 하면 더욱 안된다.

 

▲시험 대형으로 책상이 배치되어 있다. 수업 후에는 책상 소독이 이루어진다. 

 

곧 수업이 시작되었다. 작년에는 모둠 활동을 많이 하고, 조사할 때도 친구들과 하였는데 혼자서 다 해야 하니 힘들다. 체육시간 활동도 제약이 많이 생겨서 강당도 쉽게 이용하지 못한다. 과학실도 이용하지 못한다. 게임, 실험, 모둠 활동을 하고 싶다.

앗뿔싸! 지우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요즘에는 친구들에게 빌리지도 못하는데.. 틀리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마스크 때문에 아픈 귀 뒤쪽이 오늘따라 더 아픈 것 같다.

수업 시간이 조금 짧아지고, 블록수업을 해서 쉬는 시간이 줄었다. 쉬는 시간에는 이야기를 할 수 없고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바쁘다. 화장실도 각 반마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정해져있고, 줄을 설 때도 거리두기 테이프에 맞게 줄을 서야 한다. 당연히 화장실도 함께 가지 못하고 혼자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에는 손소독 후 들어가야하고 한번에 10명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첫 번째 블록수업이 끝나고 잠깐의 쉬는 시간, 책을 빌리러 도서관을 찾았다. 요즘 도서관은 한 번에 10명까지만 들어갈 수 있고 들어가자마자 손 소독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책 소독기도 생겼다. 여럿이 빌릴 수 있는 책이라 혹시나 염려스러웠는데 반납 후엔 늘 책을 소독해주신다니 안심이 되었다.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었던 작년과는 달리 열람은 할 수 없고 대출만 가능하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빌리는 방법도 있다. 어? 오랜만에 가본 도서관에는 새로운 책이 들어와 있었다. 이것저것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짧은 쉬는 시간에는 내가 원하는 책을 미처 고르지 못하는데, 온라인으로 필요한 책을 대출 예약을 할 수 있어 다행스러웠다.

 

▲급식실에서도 거리 두기를 하며 줄을 서고 있다.

 

야호, 드디어 점심시간이다.

6교시까지 다 하고 먹으려니 배가 무척 고프다. 손을 씻고 급식실에 가기 위해 줄을 섰다. 물론 거리를 유지하며. 급식실은 작년과 풍경이 가장 많이 달라진 곳 중 하나다.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생겼고, 한 자리씩 떨어져서 앉아야 한다.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은 후 오늘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밥을 먹는 시간에는 절대 말을 할 수 없다. 급식실이 이렇게 조용해질 수 있었구나. 새삼 감탄한다. 이야기를 하지 못하니 밥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역시나 우리 학교 급식은 참 맛있다. 조금 더 먹어볼까?

배식대에 다시 갔다. 조금 더 주셨다. 쩝.. 더 먹고 싶었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더 가져올 수 있었던 작년의 추가 배식대가 그립다.

맛있게 다 먹은 후, 식판을 정리한다. 이제 교실로? 아니다. 다시 밥 먹었던 자리로 가서 친구들이 다 먹기를 기다려야 한다. 모두 함께 줄을 서서 교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아직 덜 먹은 친구가 보인다. 마음이 급하겠구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재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뭔가 마음이 급해진다.

 

▲급식실 테이블 위에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으며 한칸씩 띄어 앉는다.

 

식사를 마친 후, 4층에 있는 우리 반으로 돌아왔다. 헉헉. 가방을 가지고 복도에 줄을 선다. 친구들이 다 줄을 서자 현관으로 출발~ 담임선생님께서 우리를 건물 밖까지 데려다 주신다. 1학년 때로 돌아간 것 같다.

 

내일은 원격수업날이다. 원격수업으로 공부를 하니 궁금한 것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자유롭게 질문하기가 어렵다. 줌 시간을 이용해서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원격수업영상은 놓친 부분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내일 원격수업은 빨리 끝났으면 좋.. 아니다 아니다. 더욱 열심히 들어서 배움공책에 예쁘게 정리해야지.

 

아 그러고보니 벌써 12월이다. 곧 한 살 더 먹는구나. 올해는 꼭 리코더연주부를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작년에 하던 방과후 수업도 계속 이어서 하려고 했는데.. 나의 5학년은 어떤 면에서는 엄청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년에는 꼭 코로나가 없어져서 재미있는 학교 생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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