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인터넷신문

기아를 정당화하려는 부패한 사회구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인간은 사흘동안 아무것도 마시지 않고 살 수 있고, 3주 동안은 먹지 않고 살 수 있다. 3주. 이 기간이 지나면 우리 몸은 급속도로 쇠약해진다.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면역체계가 망가지고 설사로 고통은 가속화되며 근육이 파괴된다.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지구에는 현재 인구의 2배도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이 생산된다. 하지만 왜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거실까? 이 조그마한 행성 지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부잣집 쓰레기 더미를 뒤져가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오늘날 지구의 많은 사람들은 비만이 원인이 되어 각종 질병들과 싸우고 있으며 식량이 남아돌아 과잉 영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또한 있다. 하지만 3천만명 이상은 심각한 기아 상태에 있으며, 8억 5천만명은 굶주리며 살고 있다. 제 3세계라고 불리는 나라들에서는 근본도 없는 내전을 벌여가며 유엔의 식량원조까지 방해하고 있다. 이런 전쟁을 부추기는 선진국들, 그 아래 고통 받는 국민들은 기아로 죽어갈 뿐이다. 유엔과 같은 긴급구호 단체들이 있지만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 그저 극소수만이 긴급구호를 받을 뿐이다.

 

 에티오피아의 난민캠프에서는 생명을 선별하는 작업을 한다. 긴 여정에서 살아남아 난민캠프에 도착한 피난민들은 대개 특별한 영양섭취와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식량이나 의약품은 한정되어 있기에 간호사들은 누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지, 그리고 누구를 죽게 내버려 둬야 좋을지 선별해야만 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난민캠프에서도 구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죽음이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선진국들은 국제기구에 지원하는 예산을 해마다 줄이고 있는 실정이기에 선택된 일부만이 구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식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따라잡지 못하기에 자연도태, 이를테면 전염병, 아사 등을 통해 인구를 조정한다는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 하지만 이 설명은 백인우월주의적 정당화일 뿐이다. 시카고 거래소의 농산물 투기, 난민으로써 인정받지 못하는 환경난민, 농업덤핑, 시장부패, 금융과두제까지. 이 모든 것은 기아의 원인이 되었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려있는 부, 부를 갖지 못한 나라는 결국 기아에 시달린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기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이뤄야만 한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기아는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이다. 불합리하고, 이기적인 세계질서를 바로잡아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사람은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운명이 정해진다. 우리는 부모와 국가를 선택할 수 없다. 그저 운일 뿐이다. 운명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무책임함 대신 기아에 대해 생각하는 진지함이 필요하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을 하찮게 여기며 죽음을 정당화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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