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혜의 독서 칼럼]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란 '아몬드'

손원평 작가님의 장편소설인 ‘아몬드’는 내가 오랫동안 읽고 싶어 왔던 책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매번 빌리러 갈 때마다 대출 중이었고 예약은 꽉 차 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오고는 한동안 공부와 시험에 치여서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학교 급식에서 샐러드에 나온 아몬드를 먹다가 책 ‘아몬드’가 생각나게 되어 바로 빌리게 되었다.

 

 

책을 가장 먼저 펼치게 되면 가장 첫 페이지에 일러두기에서 ‘알렉시티미아’라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 ‘왜 이걸 여기에 집어넣었지?’라고 의문이 들었지만, 책의 표지를 다시 한번 보고 주인공이 이 병을 가진 것 같다고 짐작을 하였다.

 

주인공 윤재는 편도체가 대부분 사람보다 작아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신체적으로 폭력을 당하더라도 아무 감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표지에서도 윤재의 표정을 무표정으로 그려낸 것 같다. 그의 병은 선천적이었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평범한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배울 것을 그는 외워서 배우는데 예를 들어 친구가 가진 사탕들을 보면서 “나도 하나 먹고 싶어. 혹시 하나 줄 수 있니?”라고 물어보며 미소를 짓는 것이다. 그에게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윤재의 별명은 종종 사이코패스가 되곤 하였다.

 

 

하지만 불난 집에 더 부채질하듯이 크리스마스이브, 윤재의 생일날에 사건이 하나 터진다. 윤재는 어머니하고 할머니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식당을 나서려는 순간 어떤 한 남자가 와서 어머니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찍고 할머니를 공격했다. 할머니는 윤재를 보호하기 위해서 식당 출입문 밖에서 공격을 당하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남자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실업자가 되었으며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남자는 그 자리에서 자기도 또한 죽였으며 불행하게도 할머니는 곧 지나서 돌아가시게 되었고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된다. 하루아침에 이렇게 윤재는 가족을 잃게 되었다.

 

1층에서 책방을 운영하셨던 어머니께는 같은 빌딩 사장 친구가 한 분 계셨다. 그녀는 자기에게 나중에 일이 생기면 아들을 잘 보살펴달라고 미리 2층 빵집 심 박사에게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게 심 박사는 윤재를 챙겨주고 평범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려던 찰나 담임 선생님이 반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 살인사건’을 공개적으로 말하며 윤재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라고 한다. 그렇게 윤재는 또다시 한번 따돌림을 받게 되는데 곤이(윤이수)라는 친구와 친해지게 된다.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은빛 머리의 중년 남자와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윤재에게 아들 역할을 해달라고한다. 그의 아내는 아팠으며 윤재에게 마지막 말을 하고 깊은 잠에 들게 되었다. 나중에 장례식장에서 그의 친아들 곤이를 보고 나서 나중에 곤이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윤재는 곤이에게 자기는 네가 원하는걸 줄 수 없다며 그렇게 하려면 연기를 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조합이지만 곤이는 나비를 잔인하게 죽이면서까지 윤재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결국에는 실패했지만) 윤재도 나중에 곤이가 없어졌을 때 그를 찾으러 간다.

 

 

그전에 윤재는 책방을 정리하다가 ‘도라’라는 친구와 친해지게 된다. 도라는 육상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할 수 없었고 나중에 윤재에게 뽀뽀하는데 아마 이때 윤재가 사람의 감정에 조금 공감하지 않았나 싶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곤이가 사라졌을 때 윤재는 그를 찾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 곤이는 철사형(곤이의 소년원 선배)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었지만, 윤재는 칼과 못에 찔리면서까지 곤이를 방어해준다. 윤재가 회복해서 다시 걸을 때까지 몇 달이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의식을 다시 찾게 되고 그가 스무 살을 맞이하면서 책은 결말을 맺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들과 서브들의 공통점은 다들 하나씩 아픈 경험과 무엇을 잃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또는 아내가 돌아가신 것,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된 것, 부모님과 ᄄᅠᆯ어져서 자란 경험, 자신의 꿈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 등등 조금은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래도 이렇기 때문에 더욱 유대감이 생기지 않나 싶다. 또한 곤이가 말한 ‘운명과 시간’은 독자인 청소년들도 자기의 미래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데 지금 잘나가는 유명 아이돌도 나중에는 길거리 노숙자일지 누가 알까.

 

 

마지막으로 표정이 다양해진 윤재에게 심 박사는 그전보다 많이 자란 것 같다고 하는 장면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자라는 것은 결국 변하는 것이고 우리는 좋거나 나쁜 방향으로 자란다. 그게 때로는 후자일지라도 우리는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다시 한번 성장하게 된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사람의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누군가는 평탄한 길을 걸을 것이고 누구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를 할 수도 있다. 또한 누구는 진흙에 빠져 걷기 힘들어도 한발 한발을 앞에 내디딜 것인데 많은 청소년에게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거운 주제가 메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짧게 나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읽으며 다시 한번 동기부여가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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