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연서의 시사 칼럼] 장애인 차별 해결은 학교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

-장애인 비하 발언을 통해 본 장애인 인식개선을 바탕으로

군가 나에게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학생인식의 개선점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나는 장애인 인식이라고 답할 것이다.  친구들을 놀릴 때나 비하할 때 장애가 있다고 비아냥을 많이 들어 온 것 같다. 상대방을 비하할 때 장애가 있다고 표현한다면 이는 평소에 화자가 장애인을 비하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려온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 발언이 잘 못 됐다는 걸 알려주지 않는다. 왜 학생들이 장애인 차별 발언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왜 아무도 그들에게 그 발언은 잘못 되었다고 알려주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떠한 해결방안이 있을지 고민했다.  장애인 비하 발언을 바탕으로 바라본 장애인 인식 개선과 학교에서 부터 이뤄져야 하는 장애인 차별에 대한 주제를 파해쳐 보자.

 

초중고 10년 넘게 학교에 다니면서 불편한 말을 자주 듣는다. “장애인이냐?”, “ 아... 장애 같아” 학생들 사이에서 비하 발언을 그리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이것도 안 되면 특수반이야” 발언을 하는 어른을 봤고, 정치판에서도 무분별하게 장애인차별 발언을 들을 수 있다.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어떻게 해야 고쳐질까? 중학생 때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와 같은 반인 적이 있었다. 처음엔 많은 친구가 그 아이에게 잘해줬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은 그 아이가 무섭다며 피했다. “죽여 버릴 거야.” 같은 위협적인 말을 하고, 자극적인 그림을 그리는 걸 본 순간부터다. 사실 나도 두려웠고 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미안하고 많이 반성했다. 하지만 아직 중학생밖에 안 된 아이들에겐 경험이 없었다.

 

한국 청소년들은 발달장애인의 행동, 심리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무런 교육을 못 받고 자랐다. 그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으면 또 그들에 대한 사회 인식부터 좋았으면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와 비장애인 친구들이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을 텐데. 학교에서 한 학년에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적지만 그들도 사회구성원이다. 많은 사람과 다르다고, 수가 적다고 사회에서 배제당하는 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장애인 인식 개선의 첫 번째 과제는 역지사지 자세다. 즉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장애를 결핍이 아닌 하나의 개성으로 바라보며 “내가 ~~한 상황이라면 ~~한 말이 상처받겠다.” 이렇게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역지사지 자세를 가지면 차별적, 비하적인 발언을 줄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자세를 기르면 자연스레 장애인 감수성, 성 인지 감수성 등 인권 감수성이 발달해 서로 상처받지 않는 평화롭고 평등한 사회로의 첫발을 내디딜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장애인과 공존하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한집에 같이 사는 가족은 서로를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이해한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면 서로에 대한 공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장애인과 함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입장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초등학교,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엔 장애인이 훨씬 적다. 특수학교로 진학하는 장애인이 많은 것이다. 학교보다 더 큰 사회를 살펴보자.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3.1 %지만 민간 기업에선 장애인을 거의 볼 수 없다. 나이 들수록, 사회에 진출할수록 장애인은 사회적으로 격리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해 놓는 사회구조 속에서 그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다.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주기적, 전문적, 구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일 년에 한번 딸랑 동영상 하나 틀어주기만 하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절대 개선되지 않는다. 주입식 교과 교육만으로 입시에 성공적인 결과를 내는 것만 중요할까? 영상 시청만이 아닌 전문가 질의응답과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쓰는 장애인 비하 발언이 어떤 것인지 학교 자체적으로 장애인 봉사활동을 늘려 교육해야 한다. 학교에선 소수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가르쳐야 한다.

 

우리는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다. 또한 우리가 모두 소수자이다. 그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우리가 평등을 외치고 차별을 반대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비로소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할 것이다. 그들을 위한 평등은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돌아올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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