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솔의 의료 칼럼] 건강과 커뮤니케이션

헬스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집에서도 사람들은 타인과 대화를 한다. 그렇다면 대화는 어떤 역할을 할까?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타인의 말을 듣고 공감해 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후손들에게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은 이처럼 다양한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그중에서 '헬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루어 보려고 한다.

 

 

네틀레턴은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를 3단계로 규정했는데, 고대부터 18세기까지는 침상 의료 시기로 의사와 환자와의 의사소통에서 환자의 영향이 큰 시기라고 보았다. 19세기까지는 병원 의료 시기로 의사와 환자와의 의사소통에서 의사의 영향이 큰 시기로, 일반인과 의료인을 구분하였다. 20세기부터는 실험실 의료 시기로 환자의 말이 무시되고 의학은 과학과 연결되어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시기이다.1 의료인과 환자와의 소통이 점점 줄어들면서 환자는 단순히 질병의 정보 전달만 병원에서 받고 있고, 심지어는 처방만 받을 뿐 소통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질병 치료에는 주변인의 격려와 공감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보았듯이, 세기를 거듭할수록 의료인과 환자의 상호작용은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헬스 커뮤니케이션'이다.

 

스콧 라찬은 헬스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한 건강 정보 전달뿐 아니라, 건강 영역과 정책 분야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건강증진을 목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2'이라고 정의했다. 흔히 헬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병명을 알려주고, 예방법 및 약 처방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사람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헬스 커뮤니케이션은 더 넓은 범주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료인은 충분히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진단을 내려야 한다. 신체적 질병은 정신적 질병과 동반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면, 한 학생이 시험 도중 배가 아파서 병원에 왔다. 의료진이 배를 눌러보기도 하고 환자에게 어느 부위가 아픈지 물어본 후 진단을 한다. 하지만 학생은 약을 먹고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았다. 왜일까? 의료진이 환자에게 어떤 상황에서 복통을 호소하는지 물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성 약을 처방하지 않고, 다른 증상의 약을 처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이 예시는 매우 극단적이며, 일반화할 수 없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의료인의 오진이 아닌, 질병은 많은 사람에게서 같은 증상에 나타나더라도, 원인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원인에 따른 진단을 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건강은 과학적 요인으로만 정의 내리는 것은 옳지 않고 사회문화적인 요인과, 정신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매체에서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알리는 것도 '헬스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이다. 과거와 달리 미디어가 발전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미디어 노출은 헬스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던 의료 격차 문제도 이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건강 정보의 접근 방법을 쉽게 한다면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 불평등 관련 자료는 다음과 같다. 한국건강형평성 학회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이 가구 소득 상위 20%에 드는 사람과 가구 소득 하위 20%에 드는 사람과 26.5년의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인의 수명 관련 자료를 참고하면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것으로 보아 건강 불평등은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이다.

 

인류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증가할 것이다. 의료는 시대를 거듭할수록 과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의 상호작용으로 충분히 완화될 수 있는 병이 존재함을 기억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헬스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링크

1.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691894&cid=42251&categoryId=42265

2. 인용: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691895&cid=42251&categoryId=42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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