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담의 범죄예방 칼럼] 화이트 칼라 범죄와 그 예방을 위한 처벌철학에 대하여

물론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양형 결정에 있어 판사 개인의 경험이나 가치관, 피고인의 지위나 사회적 신분에 따라 양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흔히 말하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전관예우' 등이 그 예시이며 그 결과 국민들 사이에서 사법을 불신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이러한 사법 불신 감정의 주요한 요인 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조사하고 이에 대한 처벌철학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란 사회의 각 지도적 입장에 있는 자가 직무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직무 과정에서 범하는 범죄행위를 말한다. 최근에 많이 발생하는 컴퓨터 범죄, 탈세 등이 그 예이다. 기업과 상층계급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이러한 화이트칼라 범죄는 마치 범죄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행위는 형사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정 관청이나 위원회 등에서 행정적으로 처리되거나 민사재판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 대중들도, 그들 자신도 본인을 범죄자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화이트칼라 범죄는 일반적인 범죄와는 달리 범죄자의 오명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화이트칼라 범죄는 사회적 신뢰를 깨뜨려 불신을 조장하고 사회 분위기를 해쳐 전 사회적인 사회해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범죄보다 더 막대한 사회적 피해를 야기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책의 마련은 매우 시급한 상황이며 관련된 처벌철학과 관련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범죄자의 처벌 철학은 양형을 결정하는 데 기본적인 지침으로 작동하며 어떠한 처벌 철학이 바탕이 되느냐에 따라 형벌의 경중과 종류의 기본적 방향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처벌 철학에는 처벌을 통해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여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일반억제철학, 범죄자에게 무거운 형벌을 가해 재범을 막아야 한다는 특별억제철학,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해 사회를 범죄로부터 안전히 지켜야 한다는 무력화 철학,  범죄자에게 피해자와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응보 철학,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그 피해자들이 위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도덕적 분개,  처벌을 통해 범죄자를 교화해야 한다는 사회 복귀 철학 등이 있다. 

 

일반적인 범죄도 그렇지만 특히 화이트칼라 범죄는 처벌의 확실성과 근접성에 있어서 부족한 면이 존재한다. 앞서 말했듯 화이트 칼라 범죄는 다른 범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발각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이트 칼라 범죄의 처벌은 이러한 부족한 면을 메우기 위해 그 강도에 있어서 다른 범죄에 대한 처벌보다 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에 나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처벌에 대해서는 앞의 처벌철학 중에서도 일반억제 철학과 무력화 철학, 응보철학이 주된 바탕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범죄의 처벌보다 더 강한 강도의 처벌이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는 화이트 칼라 범죄에서 그 강도가 최대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철학이 바탕에 깔려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히려 사회 복귀철학이나 특별억제철학은 범죄자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형벌의 강도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지양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현재 법원은 양형 선고에 있어서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바 없다거나, 그 피해액을 대부분 변제했다는 이유 등으로 회복철학(사회 복귀 철학)에 따라 이들 범죄자에 대해 징벌 효과가 거의 없는 관대한 선고를 많이 내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범죄자들에게 무력화 철학이나 응보 철학에 따라 이들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하여 감옥에 가두거나, 죄의 크기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해야 한다.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논의는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분명 그 심각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분명히 요구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범죄자를 처벌하는 철학은 양형의 방향과 강도를 결정하는 큰 틀로 기본적인 지침으로 작용할 뿐 세부적으로 보면 양형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연구는 더욱 세부적으로 꼼꼼하게 연구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언젠가는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근절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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