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증후군! 동화속 순수함이 때론 독이 될 수 있다

동화속 이름을 딴 예쁜 병명들의 진실


동화속 예쁜이름 병명의 진실

"피터팬증후군, 파랑새증후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 윌리암스 증후군, 오델로 증후군, 램프증후군"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동화 속 예쁜 이름을 가진 병증들. 하지만 이렇게 예쁜 병명들의 실체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최근 영국의 14세 소녀가 희소병인 잠자는 숲속의 공주병(클레인레빈증후군)에 걸려 2개월 동안 잠만 잤다는 보도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병으로 불리는 이 증후군 말고도 동화 속 예쁜 이름이 붙은 병명에는 피터팬증후군을 포함하여 파랑새증후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증후군, 윌리암스 증후군, 오델로 증후군 램프증후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릴 적,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으리라 예상된다. 마음씨 착한 두 남매가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안경 쓴 토끼를 쫓아 이상한 나라로 가서 몸이 줄었다 커지며 이상한 모험을 하는 이야기 등.


그런데 이렇게 예쁘고 순수하기만 한 내용이 증후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여러 가지 증후군 이야기 속에는 신데렐라증후군, 피터팬증후군, 파랑새 증후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과 같은 동화 속 증후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쁜 병명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증후군들은 쉽게 웃어넘길 수 없는 병증도 많이 있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엔 그 증후군 중 하나로써, 현대에서도 흔히 보여 '단어'로써도 자주 쓰이고 있는 증후군인 파랑새 증후군에 대한 정보를 소개할 예정이다.



어릴 적 좋아했던 동화책 중 하나가 '파랑새'라는 동화책이었다. 그 동화책의 줄거리를 간략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꿈속에서 요술쟁이 할머니가 나타나서 파랑새를 찾아 달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파랑새'라고 하는 것은 행복을 상징한다. 그래서 두 남매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멀리 여행의 길을 떠난다. 죽음의 나라를 두루 살피고, 또 과거의 나라를 빙 돌아다니고, 두루두루 돌아다닌다. 그러나 아무 데서도 행복의 파랑새를 찾지 못한다. 그러다가 자기 집에 돌아와서야 집 문에 매달린 새장 안에서 그 행복을 뜻하는 파랑새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 희곡은 인생의 여러 가지 진리를 상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파랑새, 즉 행복은 우리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 행복은 그리 멀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를 주던 동화책이 바로 파랑새였다.



그러나 파랑새 증후군은 동화책 속의 내용처럼 행복하지 않다.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이며 수필가인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에서 유래한 파랑새 증후군은 '장래의 행복만을 몽상할 뿐 현재의 일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지칭하여 부르는 증후군이다. 주로 어머니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 정신적인 성장이 더딘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파랑새 증후군이다. 파랑새 증후군 진단을 위한 5가지 조건은 이렇다.



 1. 현실을 생각만해도 의욕이 상실하고 피로감이 생긴다.

 2.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가 많다.

 3. 이상에 대한 꿈을 꾸고 설레는 경우가 있다.

 4. 이상에 대한 생각이 항상 머리 속에 있다.

 5. 이상에 대해 장담을 하고 자신은 그렇게 될거라고 늘 확신한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 파랑새 증후군은 조금 다른 의미로 불리고 있다. 현재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을 일컫는 용어로 파랑새 증후군이 쓰이기도 한다. 파랑새 증후군은 파랑새의 주인공들이 파랑새를 찾아 헤매듯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상으로 직장생활의 난관을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이직을 통해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파랑새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파랑새 증후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무엇이든 '경쟁'으로 과열되는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에 의하면 취업에 힘들게 성공했더라도 근무시간이 길면 결국 구성원들은 더 나은 직장을 꿈꾸는 ‘파랑새 증후군’을 겪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파랑새 증후군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조금 더'라는 욕심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미래'의 욕심보단 '현재'가 중요함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하루 동안 감사했던 일 생각하기,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취미로 삼아보기 등등이 있다.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하나라도 습관이 된다면, 지금 당장은 현실이 자신이 항상 꿈꾸어오던 이상과 다르더라도 한 번쯤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리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지 않을까. 파랑새 동화책 속의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자신의 집에서 파랑새를 찾았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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