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나의 책 칼럼 4] 부조리와 관습을 거부한 뫼르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



사람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을까?

우리는 수 없이 많은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동의 하고 싶지는 않지만, 친한 친구 '너의 의견은 어때?'라며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는 질문을 던질 때, 사실대로 말하는 것보다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대며 친구와의 의견 충돌을 피하기도하고, 약속 시각에 늦었을 때 늦은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거짓말을 하며 상대방의 눈초리를 피하기도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 오거나 거짓말을 해야만 이득이 될 만한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며 거짓말의 편리성을 예찬한다.

그러나, 여기 거짓말을 끔찍이도 싫어하고 오로지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만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자신의 모친 장례식에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이상한 사람이다. 장례식이 끝난 후 그는 실컷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하였고, '태양 때문에' 사람을 살해했다고 진술하며 유리한 판결을 위해 정상참작이 될 만한 여러 정황을 고집스럽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해야만 자신이 유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자기 생각을 거짓 없이 말한 뫼르소. 이러한 뫼르소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고 이상하게 보이기만 하다.


살인죄로 받은 그의 재판에서는 살인죄 말고도 어머니를 정성 들여 직접 모시지 않은 죄, 장례식 다음 날 여자와 데이트한 것들이 언급되며 그의 죄는 암묵적으로 무거워졌고, 그를 더욱 나쁜 사람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살인죄 말고도 어머니 장례식에서 자식으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않았기에,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에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죄가 더해진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이다. 심지어 신부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고해성사를 하지 않는 뫼르소의 모습을 보며 그가 제대로 잘못을 구하고 있지 않는다고 판단하기까지 한다. 왜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울어야 한다는 게 당연시되는 것인가. 왜 신부님이 오면 공손하게 맞이하고 고해성사를 해야만 하는가. 이것들은 모두 누가 언제 왜 정했는지, 우리가 언제부터 이것들을 당연시하게 되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상식이라 믿는 것들, 우리가 교육받은 것들,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들, 대부분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얻은 '상식'과 '교육'으로 자신의 주체성보다 사회에서 다른 이들이 하는 행하여지는 관념적인 것을 받아들이고 그대로 행한 것 뿐이다.


반면, 뫼르소는 관념적으로 행해지는 사회적 규범에 따르는 것보다 자신의 진심에 대해 충실했고, 진실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말과 내면이 일치하지 않는 부조리한 상황을 견디지 못하였고, 자신이 느끼는 대로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말하였다. 즉 뫼르소는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관습을 거부했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어절 수 없이 하는 행동들을 부정했다. 사회의 관습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만 따라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이해되지 않는다고 그를 이방인 취급하였다. 그의 행동들은 사람들 눈에 이상한 사람으로 비쳤고, 결국 그는 사회 밖으로 밀려나왔다. 그의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의 삶에 어쩌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견디게 하는 것은 삶을 진실되게 살고자 하는, 무엇보다도 내가 삶의 주인공이고자 하는 의지일 것이다. 




칼럼 소개 : 많은 위인들이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듯, 책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과 소통하는 길이자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보물창고입니다. 책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학생의 관점으로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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