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이의 시사칼럼 4] 국민의 목소리를 담은 국민의 법 함께 만든 ‘무한도전’, 인기 예능 방송의 또 다른 패러다임을 낳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최순실의 국정농단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민심을 통해 국민의 정치적 관심과 희망찬 미래를 향한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이런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듯 최근 주말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국민의원 특집편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2월부터 4개월 동안 무한도전 제작팀은 약 1만 여건의 법안 아이디어를 통한 시청자들의 의견들을 신중히 검토했다. 그 중 각계각층 200명의 방청객을 국민의원으로 채택해 실생활에 필요한 실질적 법안을 현직 국회의원들과 논의했다. 이번 특집 방송은 무한도전이 국민과 국회의 거리를 한층 좁혀 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법안을 살펴보고 우리 시대가 직면한 문제들에 보다 진지한 참여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미 국민들이 법안 제정과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다양하게 열려있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가장 쉽게 '법 만들기'에 참여 할 수 있는 방법은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라는 정부가 운영하는 대표 온라인 소통 창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불합리한 행정제도에 대한 개선요구를 위한 민원 신청부터 정책토론, 전자공청회, 설문조사 진행 등 다양한 정책 참여를 할 수 있고 새로운 정책 제안을 위한 행복 제안등 여러 서비스가 구비되어 있다.

 

또한 법 개선을 위해 국민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국민참여입법센터(community.lawmaking.go.kr)’를 이용할 수도 있다. 불편한 법령 신고 및 새로운 정책을 위한 입법 제안서비스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협회 등으로부터 추천받으면 본인이 직접 국민법제관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입법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앱 다운을 통한 모바일 참여가 가능해져 한결 더 쉽고 편리하게 국민 정책 참여가 이뤄진다. 현행 법령부터 판례 사례 조회는 물론 국민불편신고센터를 통한 개선 방안이나 의견들을 언제든 쉽게 작성해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차원의 여러 국민 정치 참여 방법에도 불구하고 약 4개월간 1만 여건의 법안 아이디어가 무한도전 홈피로 전달된 것을 보면 예능 인기 프로그램이 가진 방송 미디어의 파급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무한도전 국민의원편은 정책이 내 삶을 바꿀 수 있고 작은 법안 하나가 실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깨닫게 해줬다. 국민이 법안의 중요성을 알고 그 법을 제정한 정치인을 주목하게 되면 국민의 눈이 무서운 정치인은 더 나은 법안, 국민들이 공감하는 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쌓인 법들은 세상을 바꾸게 된다.

 

이처럼 중요한 국민의 정치 참여 공감대 형성을 위해 무한도전은 평상시 밤늦은 시간 무겁고 진지한 시사프로그램이나 전문가 토론 프로그램에서만 다루어졌던 정책 법안을 주말 저녁 시간에 인기 예능인들의 깨알 같은 웃음과 재미를 더해 큰 반향을 불러왔다. 실제 방송을 통해 시민들에 의해 제안되었던 5개 법안은 실제 발의가 결정돼 국민의원이름으로 입법 추진에 있다. 국회의원 미팅법, 임산부 주차법, 청년 주거 지원법, 국회의원 4선연임 제한법, 아동 학대 처벌 강화법, 알바근로보호법 등 모두 가까이에서 늘 그 불편함을 느끼고 필요성과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들이다.

 




최근 무한도전은 최고의 인기 아이돌 스타 지드래곤을 내세워 무한상사편을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우리들에게 인식시켜 줬다. 그리고 이번 국민의원편을 통해 국민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주말 예능프로그램이지만 오락과 공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방송 시청 후 소감이나 느낌은 개인마다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이처럼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어떤 다른 방법들보다 국민들에게 더 큰 관심과 인식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무한도전 국민의원 편은 앞으로 예능 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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